지난해 4분기 실질GDI -0.5%
GDP성장률 밑돌아 민생 ‘암울’


정부는 25일 2021년 한국 경제가 4.0% 성장한 것으로 나오자 크게 반기고 있지만, 올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암초가 많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특히 미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긴축으로 돌아서고, 중국 성장률이 과거보다 급락하는 등 대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1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오는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돈 풀기 공약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내부적으로 위기 요소가 산적해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지난해 4% 성장을 통해 (한국 경제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위기 첫해인 2020년 역성장 폭을 최소화(-0.9%)한 데 이어 코로나19 2년 차인 지난해 4% 성장을 통해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자평 속에는 지난해 정부 재정 지출 확대가 간신히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기여했다는 점이 숨어 있다. 지난해 정부는 2차례에 걸쳐 49조8000억 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정부는 올해도 대선을 앞두고 이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14조 원 규모의 ‘1월 추경’을 편성했는데 시한폭탄을 차기 정부로 넘기기만 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더구나 여야 대선 후보 모두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경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우려가 커지고, 재정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생 지표도 좋지 않다. 이날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4분기 -0.5%(전 분기 대비)로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연간 실질 GDI 증가율 역시 3.0%를 기록해 연간 성장률을 크게 하회했다.

기재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올해 성장률 3.1%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재부의 전망치는 올해 세계 경제가 4.9%(국제통화기금(IMF), 구매력 평가 기준, 지난해 10월 전망치) 성장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나왔다. 그런데 국제 경제 전망 기관들은 앞다퉈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12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춘 4.1%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면 수출입을 근간으로 하는 한국 경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조해동·정선형 기자

관련기사

조해동
정선형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