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크라 침공 대비하는 서방
전투·병참·의료·정찰부대 등
폴란드 등 주변국 투입 시사
바이든은 동맹리더와 화상회의
26일 4개國 ‘노르망디식 회담’
‘최후 담판’될 가능성에 우려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 침공을 고려해 병력 8500명에 대해 유럽 배치에 대비하라고 명령했다”며 “해당 병력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필요로 할 때 나토 신속대응군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명령을 받은 병력에 전투여단을 비롯해 병참, 의료, 방공, 첩보·감시, 정찰부대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커비 대변인은 해당 병력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 폴란드·루마니아 등 주변 나토 회원국에 투입될 것임을 시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와 관련한 (병력) 배치 및 개선 계획에 대해 동맹들과 협의해 왔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럽 동맹 지도자들과 80분 화상회의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언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참가했다. 백악관은 “(정상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의 러시아 군사력 증강에 대한 우려를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대해 지지했다”며 “나토 동쪽 진영에 대한 안보 강화는 물론 심각한 경제적 대가와 엄청난 결과를 가할 준비 등 러시아 침공을 저지하는 공동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파병 등 군사 지원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직후 “모든 유럽 지도자와 완전한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한 미 행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러시아에 대해 중국 화웨이에 타격을 입혔던 것과 동일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은 미국은 물론 제3국 기업도 미국산 소프트웨어·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제품의 수출이 금지돼 반도체를 비롯해 스마트폰, 통신기기, 전자기기 등의 대러 수출이 불가능해진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현재 러시아가 국경 지역에 병력 12만7000명을 집결했다고 밝혔고, 존슨 총리도 60개 집단군이 단시간 내 키예프를 함락하는 전격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운데 최후 담판이 될 수 있는 프랑스·독일·우크라이나·러시아 등 4개국 정상의 외교정책 보좌관 회동은 당초 25일에서 26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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