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 직접파병에는 선 그어
유럽 에너지 공급대책도 논의
나토는 외교적 해법 모색 나서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제재를 언급하고 미군 병력 이동을 예고했다. 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대비해 유럽 에너지대책을 논의하고 수출 통제 등 대러 경제제재 방안도 다듬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3면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하고 중국과 해상훈련을 벌이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이날 러시아의 안보요구에 대응한 문서 답신을 보내겠다면서 마지막 외교적 해법 모색에 나섰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만약 푸틴 대통령이 모든 병력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진입한다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침공이 될 것이며, 이는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병준비 명령이 내려진 미군 8500명의 동유럽 배치와 관련해서도 “병력 중 일부를 조만간 이동시킬 수 있다”며 이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 미군이 이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직접적 군사 개입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개인 제재 가능성도 열어놨다. 실제로 미국은 금융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방위·우주 분야에서의 포괄적 대러시아 제재도 준비하고 있다.
또 미국은 유럽 동맹국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 대비책도 논의하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미국 등 러시아 외 지역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천연가스 물량을 파악 중”이라며 “유럽이 겨울과 봄을 날 수 있는 충분한 대체 공급량 확보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러시아도 연일 무력시위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러시아는 남서부·서부 국경지대와 흑해, 벨라루스 등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3면에서 군사훈련을 개시했다. 훈련을 위해 러시아는 극동지역 주둔 부대·장비까지 우크라이나 인근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아라비아 서쪽 해역을 무대로 중국과 ‘평화의 바다 2022’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강대강 대치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외교적 해법 모색도 이어지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 안보요구에 대응해 진지한 대화를 제안하는 문서제안을 보내겠다. 무기통제, 군비축소, 투명한 군사활동 등 유럽 안보를 위한 입장을 설명하고 러시아의 우려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6일 중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프랑스·독일·우크라이나·러시아 간 ‘노르망디식 회담’에서 극적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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