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둔 27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한 손에 선물 꾸러미를 들고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둔 27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한 손에 선물 꾸러미를 들고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있다.

■ 17개 지자체 모두 역대최다 확진

정부, 오미크론 대유행 닥치자
방역 태세 말바꾸며 우왕좌왕
이 와중에 집단면역 낙관론 펴

“신속검사로 확산” 경고 목소리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우세종에서 지배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의 하루 확진자가 역대 최대를 연일 경신하며 폭증하고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쇼크에 대한 경고가 수개월 전부터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동네 병·의원 참여, 새 진단검사체제 등 방역 대응 태세를 제때 준비하지 못해 의료체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호흡기 클리닉 외 동네 병·의원에 코로나19 진료 참여 신청 공문을 이날 내려보내 이번 주 중 신청받을 예정이다. 현재 전국에서 코로나19 진료를 자청한 동네 병·의원은 호흡기 클리닉 30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오미크론 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동네 병·의원 참여 시스템이 지난달에 이미 완비됐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미 2∼3개월 전부터 감염병 전문가들과 동네 병·의원 참여 시스템을 논의해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야간 당직시스템과 현실적인 수가 반영 등 개인 의원의 참여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지난달에 마련해 이달부터 현장에 바로 적용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행이 악화한 와중에 도입된 신속항원검사가 감염 확산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신속항원검사는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판단하는 확률)가 낮고, 양성이 나오면 다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해 환자의 초기 치료에 시간을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음성(가짜음성)인 채로 일상생활을 하면 감염 위험만 키울 수 있다”며 “전체 감염자의 20% 남짓한 60대만 PCR 검사를 하면 확진자 수가 축소 집계돼 방역당국이 유행 양상을 오판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CR 검사 역량을 하루 150만 건으로 늘려 확진자를 정확하고 빠르게 찾아내는 게 오미크론 대유행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본격화되자 정부가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낮더라도 결국 감염자가 매일 1만 명 이상씩 나오면 중환자실 등 의료체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섣부른 낙관론은 곤란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변이가 3∼6개월마다 출현해 오미크론이 마지막 변이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집단면역은 지금으로선 허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확진자 증가세를 억누르면서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도경·인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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