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심 징역4년 확정

PC, 동양대 휴게실 3년간 방치
“압수수색때 정보매체 관리안해
피의자 참여권 보장 해당안돼”


27일 대법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유죄를 확정하면서 조 전 장관 일가의 ‘입시 비리 사태’가 2년 5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9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정부 핵심 인사인 조 전 장관 부부를 기소한 이후 정권의 눈엣가시로 전락했지만 이번에 혐의를 입증하면서 수사의 정당성이 인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이날 정 전 교수의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며 입시 비리가 실존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정 전 교수는 입시비리 혐의와 금융실명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기소된 죄명만 15개에 달한다. 유죄 확정과 함께 정 전 교수가 지난 10일 건강 악화를 이유로 신청한 보석도 기각됐다.

핵심 쟁점은 검찰이 동양대에서 입수한 PC 하드웨어의 증거 능력 인정 여부였다. 이 PC엔 조 전 장관 딸 조민 씨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십 확인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파일 등이 발견돼 하급심 유죄의 근거가 됐다. 정 전 교수 측은 2019년 9월 검찰 수사관이 임의 제출받은 동양대 강사휴게실 PC를 두고 피압수자인 정 전 교수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의자에게 참여권이 보장돼야 하는 경우는 압수수색 당시 또는 이와 근접한 시기까지 해당 정보저장 매체를 지배·관리한 때”라고 판시했다. 이 PC가 2016년 이후 동양대 휴게실에 방치돼 온 만큼 정 전 교수의 참여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정 전 교수 측은 검찰의 금융거래 자료 입수와 관련해서도 압수수색 당시 영장 사본을 제시해 증거 능력이 없다고 변론했지만 대법원은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영장에 따라서 적시에 원본을 제시하고 압수수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기각했다.

조 전 장관도 입시비리 공범 혐의로 정 전 교수와 함께 1심 재판을 별도로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부장 마성영·김상연·장용범)가 이번 대법원 판결을 심리에 활용할지 주목된다. 해당 재판부는 지난달 동양대 PC 등에서 나온 자료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2019년 8월 강제 수사에 착수해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날인 같은 해 9월 6일 정 전 교수를 표창장 위조 혐의로 처음 기소했다. 이 사건으로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조 전 장관이 불공정의 표본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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