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관 지명 기회 바이든
대선유세 공약이행 놓고 관심


미국의 최고령 연방대법관 스티븐 브라이어(83)가 28년간의 법관 생활을 접고 오는 6월 말 퇴임한다. 이로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연방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미국에서 연방대법관 자리는 낙태, 백신 접종 의무화 등 정치 성향에 따라 이견이 심한 사안들에 대해 법적 판단을 내리는 기관이어서 대법관들의 정치 성향은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이슈로 여겨진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유세 당시 공약했던 것처럼 흑인 여성을 후임으로 지목할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NBC, CNN 등은 26일 브라이어 대법관 주변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연방대법원 현 회기가 끝나는 오는 6월까지만 근무할 것이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이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1994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으로 지명된 브라이어 대법관은 진보 성향 인사 중에서도 비교적 온건하며, 이념적 분열 양상이 심한 대법관들 사이에서도 타협점을 찾으려 했던 실용적 자유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법에는 머리와 마음이 모두 필요하다. 조문을 읽고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하기 위해선 좋은 머리가 필요하고, 인류를 대표해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일을 결정할 때는 가능한 한마음으로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브라이어 대법관은 건강상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2020년 9월 ‘진보 좌장’ 격이었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타계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속전속결로 임명한 이후부터 몇 달 동안 사임 압박에 시달려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보다 젊은 인사가 더 오래, 그리고 확실하게 대법관직에 머무를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현재 미 연방대법원의 이념 지형은 보수 6 대 진보 3으로 보수가 절대 우위를 점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을 대법관으로 지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유력 후보로는 커탄지 브라운 잭슨(51·왼쪽 사진) 연방항소법원 판사, 레온드라 R 크루거(45·오른쪽) 캘리포니아주 대법관, J 미셸 차일즈(55)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지방법원 판사, 캔디스 래 잭슨-아키우미(43) 연방항소법원 판사, 유니스 C 리(52)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이 거론된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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