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임 주한 미 대사에 북핵 및 대북 제재 문제에 정통한 필립 골드버그(65) 주 콜롬비아 대사를 내정해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을 요청해 왔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는 금명 골드버그 내정자에 대한 공식 지명 및 인준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40여 일 남겨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제재 관련 베테랑 외교관을 주한대사로 내정하고 공식 절차에 돌입한 것은 문재인 정부 및 차기 정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다.

우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북 제재 공조 강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골드버그 대사는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당시 국무부 유엔 대북제재 이행담당 조정관으로서 유엔 결의 제1874호 이행을 총괄했고, 정보조사국(INR)담당 차관보도 지내 북한 문제에 정통하다. 제1874호는 ‘북핵 완전 폐기(CVID)’를 명시한 첫 유엔 결의라는 점에서 CVID 관철 의지 재확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에 대해선 북한을 두둔하지 말라는 신호다. 북한은 27일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 올 들어 6번째 무력시위를 벌였는데도 문 정부는 ‘도발’이란 표현조차 쓰지 않고 종전선언 미몽(迷夢)에 집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3·9 대선이 아시아의 지정학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올해 최대 정치 이벤트로 보고 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3·9 대선에 대해 “미국은 물론, 미국의 대(對)아시아 정책에도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밝힌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국무부 최고위 직급인 경력 대사를 한국에 보내는 것은 미·중 신냉전시대에 한·미관계를 정상화하고 대북 공조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그간 문 정부는 북한과 중국에 굴종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았고, 사드는 5년째 임시배치 상태다. 그 결과 국가안보 기반은 훼손되고 동맹은 이완됐다. 차기 정부는 문 정부의 실책을 반면교사로, 동맹 강화를 통해 북핵 폐기를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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