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릉급 무덤이 있는 충남 공주시 무령왕릉과 왕릉원 29호분에서 나온 벽돌의 모습. 건업인이 만들었다는 의미의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백제 왕릉급 무덤이 있는 충남 공주시 무령왕릉과 왕릉원 29호분에서 나온 벽돌의 모습. 건업인이 만들었다는 의미의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중국 남조 영향받아 축조된 사실 입증

백제 왕릉과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충남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고분에서 ‘중국 건업(建業) 사람이 만들었다’는 글자가 새겨진 벽돌(전돌)이 발견됐다. 건업은 420∼589년 중국 남조(南朝)의 도성이자 난징(南京)의 옛 지명으로, 이 벽돌은 무령왕릉과 왕릉원의 벽돌무덤이 남조의 영향을 받아 축조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유물로 평가된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발굴조사를 진행한 무령왕릉과 왕릉원 29호분 입구를 폐쇄하는 데 사용한 벽돌을 조사한 결과 반으로 잘린 연꽃무늬 벽돌 옆면에서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이것을 만든 사람은 건업인이다)라는 글자가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벽돌 제작자가 외부인인 중국 남조 난징 출신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고, 벽돌과 무덤 축조에 남조가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29호분 인근 6호분에서 과거에 발견된 글씨가 새겨진 또 다른 벽돌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벽돌에는 ‘양관와위사의’(梁官瓦爲師矣) 혹은 ‘양선이위사의’(梁宣以爲師矣)로 판독되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학계에서는 양(梁)을 남조의 양나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29호분 벽돌에서 건업인 글자가 확인된 만큼 남조 기술자들이 백제 벽돌무덤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는 얘기다. 다만, 남조 사람들이 벽돌만 만들었는지 벽돌무덤 전체를 만들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29호분은 지난해 조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이후 처음으로 내부 모습이 드러났다. 무덤방 벽체는 무령왕릉과 왕릉원 1∼5호분처럼 깬돌인 할석(割石)으로 이뤄졌지만, 바닥과 관을 두는 관대(棺臺)는 무령왕릉과 6호분처럼 벽돌을 깔아 만들어졌다.

오남석 기자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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