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양측 중 누가 거짓말하는지 집중 조사
감리자 2명, 하청업체 대표 등 3명 추가 소환


광주=정우천 기자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이 붕괴 원인과 관련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01동의 39층 바닥을 타설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원청인 현대산업개발(현산)의 지시에 따라 아래층 동바리(지지대)를 철거했다고 진술한 반면, 현산 관계자는 하청업체 측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현산 관계자 3명을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경찰은 특히 붕괴 원인과 관련해 하청업체 측의 진술과 현산 측의 진술이 어떻게 다른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건설 관련 규정상 30층 이상, 높이 120m 이상 건축물에 타설할 때는 아래 3개 층을 동바리로 받치도록 돼 있지만 지난 11일 201동의 39층 바닥에 콘크리트 타설을 할 때는 아래층에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동바리를 떠받치지 않고 타설한 것이 건물 붕괴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청업체는 지난해 12월 29일에 36층과 37층의 동바리를 떼어낸 데 이어 올 1월 8일에 38층의 동바리를 제거한 것과 관련, 경찰에 “현산 측이 지시했다”는 진술을 했다.

그러나 전날 소환된 현산 관계자들은 동바리 제거에 대해 “하청업체가 임의로 한 일”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서로 진술이 다른 양측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철저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앞서 입건한 감리관계자 3명 가운데 2명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감리보고서를 허술하게 작성한 경위와 사고 당시 제대로 감리활동을 하지 않은 혐의 등을 조사할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또 철근 콘크리트 하청업체 대표를 이날 소환해 불법 하도급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 붕괴 현장의 철근 콘크리트 공사는 A 회사가 하도급받았는데, 실제 콘크리트 타설은 노무 약정서를 맺고 현장에 투입된 펌프카 장비 임대 회사 소속 직원들이 한 것으로 밝혀져 불법 재하도급 의혹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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