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 연휴 풍성한 ‘콘텐츠 상차림’
OTT 켜면… 학교 누비는 좀비떼
지상파 틀면… 송가인 리사이틀쇼
- 젊은층 겨냥 OTT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공개
디즈니+ ‘너와나의 경찰수업’ 인기
티빙선 이효리 출연 ‘서울 체크인’
- 중장년층 유혹 지상파·종편
KBS, 송해-송가인 내세운 특집극
MBC ‘옷소매…’ 버라이어티 쇼
MBN 음악추리예능 ‘…아트싱어’
닷새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 하지만 마냥 들뜰 분위기는 아니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만 명대에 접어들며 명절 나들이는커녕 고향 방문조차 어렵다. 결국 적잖은 이가 ‘집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플랫폼이 연휴 간 무료함을 달랠 풍성한 콘텐츠 상차림을 내놨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나홀로 시청족(族)’인 젊은 세대를 주 타깃으로 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중장년층을 포함한 가족 단위 시청자를 겨냥한 TV의 플랫폼별 콘텐츠 성향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에 슬기로운 콘텐츠 소비를 위한 맞춤형 가이드를 제시한다.

◇세뱃돈 ‘받는’ 자녀 세대 위한 OTT
후발주자인 OTT 플랫폼들도 TV, 극장과 같이 명절 연휴를 ‘대목’으로 삼고 간판 콘텐츠를 속속 내놓는다. 이른바 ‘오징어게임 효과’다. ‘오징어게임’은 지난해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9월 17일 공개돼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번 설에는 넷플릭스가 주도하던 시장에 디즈니+와 티빙까지 뛰어든다.
넷플릭스는 28일 학원 좀비물인 ‘지금 우리 학교는’을 공개한다. ‘부산행’과 ‘킹덤’에 이어 또 한 번 ‘K-좀비’ 신드롬을 노리는 이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 창궐 후 학교를 거점으로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4층 규모의 세트장을 짓고 200여 명의 좀비를 투입 시킨 ‘지금 우리 학교는’은 폭력과 표현 수위가 높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배경이 학교이고, 학생들이 주인공이지만 학교 폭력과 왕따, 빈부격차 등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았다는 점에서 ‘오징어게임’의 질감이 엿보인다는 평이다.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은 “아직 성숙하지 못하고, 사회화되지 못한 학생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게 의미 있고 재미있을 것”이라며 “이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이 어떤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가 조금 더 인간답다’ ‘어른답다’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디즈니+는 26일 청춘 로맨스물인 ‘너와 나의 경찰수업’(경찰수업)을 공개하고 맞불을 놓았다. 디즈니+가 선보이는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인 이 작품은 두꺼운 팬덤을 자랑하는 가수 출신 강다니엘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패기 넘기는 열혈 청춘들의 경찰대학 생활을 그린다. 강다니엘의 연기력이 아직 여물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자막 혹은 더빙으로 이를 즐기는 이가 많은 것을 고려할 때 별다른 거부감 없이 팬덤이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토종 OTT인 티빙도 이 싸움에 가세한다. 얼마 전 MBC를 퇴사한 김태호 PD와 가수 이효리가 손잡고 만든 ‘서울 체크인’을 29일 공개한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와 환불원정대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두 사람의 재회라 관심이 쏠린다. 1회 파일럿 방송의 반응을 살핀 후 추가 제작 여부가 결정된다. 티빙 측은 “‘서울 체크인’은 제주살이 9년 차인 이효리가 서울에서 스케줄을 마친 뒤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갈지, 그의 서울 라이프를 담은 리얼리티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세뱃돈 ‘주는’ 부모 세대 위한 TV
중장년층의 수요가 많은 TV 역시 차별화된 전략을 선택했다. 국내 최고령 방송인 송해를 비롯해 트로트 가수 송가인을 내세운 특집극 등을 준비했다. 앞선 명절 때 가수 나훈아, 심수봉 단독쇼를 통해 톡톡히 재미를 봤던 행보의 연장선이다.
KBS는 오는 31일 송해의 96년 인생사를 극화한 트로트 뮤지컬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편성한다. 그가 34년째 진행 중인 ‘전국노래자랑’이 배출한 가수 정동원, 이찬원, 영탁, 신유가 각 나이대별 ‘송해’ 역을 맡고 박서진, 김태연, 홍잠언 등 ‘전국노래자랑’을 빛냈던 이들이 총출동한다. KBS는 “국민 MC 송해를 위해 후배 가수들이 꾸미는 헌정 공연이자, 송해가 시청자에게 선사하는 선물”이라며 “화려한 무대와 다채로운 볼거리, 노래가 어우러진, 트로트 뮤지컬이라는 형식으로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연휴를 활용한 각 방송사의 파일럿 예능도 눈에 띈다. 31일에는 KBS 2TV ‘자본주의학교’가 첫 방송이 된다. 경제 교육이 필수인 시대, 10대들의 경제생활을 관찰한 후 경제 관념을 심어주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기부하는 과정까지 담는다. 방송인 홍진영이 MC로 나서고 가수 고 신해철의 자녀가 출연한다.
MBC는 화제 속에 종방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활용한 버라이어티 쇼 ‘옷소매 붉은 끝동 부여잡고’를 31일 편성한다. 배우 이준호, 이세영, 이덕화 등 ‘옷소매 붉은 끝동’을 빛낸 주·조연이 한자리에 모여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한다. 또한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컬링을 소재로 내세운 ‘얼음과 돌의 노래 컬링 퀸즈’를 제작했다. 31일과 2월 1일 양일에 걸쳐 방송된다.
SBS는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이 겪는 현실적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신청자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힐링 토크쇼 ‘써클하우스’(2월 3일)를 준비했다. 배우 한가인이 참여해 오랜만에 대중과 만나고, 오은영 박사가 솔루션을 제시한다.
종합편성채널들도 파일럿 예능 경쟁에 뛰어든다. JTBC가 2월 2일 편성한 ‘톡파원25시’는 해외 거주 중인 교민, 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톡(Talk)’ 파원들이 보내온 영상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다. 방송인 전현무, 김숙, 양세찬, 이찬원이 MC로 나선다.
MBN은 음악 추리 예능인 ‘나를 찾아줘, 아트싱어’를 29, 30일 양일간 편성한다. 감쪽같은 분장으로 정체를 감춘 6인 참가자의 노래를 들은 후 연예인 판정단과 방청객들이 그 안에 포함된 1명의 톱 가수를 찾아내는 콘셉트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