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미크론 잡귀야 물렀거라. 범 내려온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 맞는 호랑이띠 해 임인년 설 연휴 기간, 전국 주요 국립박물관과 궁궐 등이 진행하는 다채로운 행사의 키워드는 ‘벽사’와 ‘비대면’이다. 대면 행사가 대폭 축소된 가운데 예로부터 민간에서 사악한 기운을 막는 강인하고 용맹한 수호신으로 여겨져 온 호랑이 관련 행사와 전시가 눈길을 잡아끈다.
지난해 말부터 특별전 ‘호랑이 나라’를 진행해 온 국립민속박물관은 설 연휴 기간에도 호랑이를 주제로 내세운 행사들을 준비했다. 온라인으로 까치와 호랑이 그림을 목판에 그려보는 ‘범 내려온다’, 조선시대 민화 속 호랑이 얼굴을 가면으로 만드는 ‘어흥! 호랑이~로 변신’, 점토로 호랑이 탈을 만드는 ‘점토로 꾸미는 호랑이 가면’ 등이 대표적이다. 민속박물관 측은 “우리 선조들은 한 해를 무탈하게 보내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일상용품에 호랑이를 그리거나 꾸몄다”며 “호랑이 그림과 가면을 만들며 코로나19의 나쁜 기운을 막기를 기원해보자”고 제안했다. 민속박물관은 정초에 액운을 물리치고 경사로운 일을 맞이하는 벽사진경(피邪進慶)의 의미를 담은 ‘지신밟기’ 행사와 우리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명나는 우리 국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자체 유튜브 채널로 중계하는 등 비대면 행사도 진행한다.
경주·광주·전주·대구·공주·진주·김해·춘천·익산 등 전국의 국립박물관들도 크고 작은 설 행사를 진행한다. 투호놀이, 윷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체험 행사를 열고 전통놀이 체험 꾸러미와 복주머니 증정, 온라인 공연 등 비대면 행사도 많다. 주요 궁궐과 조선 왕릉은 다채로운 대면 행사를 진행하지 않지만 연휴 기간 문을 열고 관람객을 맞는다. 경복궁을 찾는다면 정문인 광화문에 내걸린 문배도(門排圖)를 볼 수 있다. ‘문배’는 음력 정월 초하룻날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의미로 궁궐 문에 그림을 붙이는 풍속으로, 이번 연휴 기간 궁능유적본부·경복궁관리소·한국문화재재단 홈페이지에서 그림을 내려받을 수도 있다.
‘집콕족’을 위한 프로그램은 더 풍성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정보원과 함께 문화포털(http://www.culture.go.kr/home)을 통해 ‘집콕 문화생활 설 특별전’을 운영한다. 국공립 문화·예술기관의 다양한 공연·전시·행사 콘텐츠들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진행하는 온라인 전시 해설 ‘집에서 만나는 박수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광화문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실감콘텐츠로 구현한 ‘광화풍류’, 문화재청의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특별전 ‘고궁연화’ 등이 대표적이다. 국립극단의 신작 공연 ‘만선’, 국보 반가사유상 전용 전시공간 ‘사유의 방’ 등 국립중앙박물관의 상설전·특별전 해설 등도 만날 수 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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