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출시한 설 선물 초고가 와인들. 준비한 수량이 대부분 판매됐다.
신세계백화점이 출시한 설 선물 초고가 와인들. 준비한 수량이 대부분 판매됐다.
롯데백화점 한우 선물 세트.
롯데백화점 한우 선물 세트.
현대백화점 과일 선물 세트.
현대백화점 과일 선물 세트.
■ 2022 설특집

대부분 사전예약 초기에 완판

10만~20만원 사이 저가 세트도
작년보다 매출 183%까지 늘어


‘이런 비싼 선물은 도대체 누가 받을까?’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프리미엄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앞서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보상소비 영향으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고가제품 선호 현상이 명절 선물 소비 트렌드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측하고 관련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정부가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농·축·수산물 선물 허용액을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한 것도 힘을 보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30.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10만 원 이상 20만 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은 약 34% 늘면서 청탁금지법 완화 효과를 톡톡히 봤다. 15만 원 이상 프리미엄 과일 세트는 매출이 80% 증가했다. ‘애플망고 만복 세트’(16만5000원)는 지난해보다 세 배나 더 팔려나갔다. 주류는 10만 원 이하 제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늘어난 반면, 10만 원 이상의 고가 상품은 183% 신장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역시 10만 원 이상 20만 원 이하 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120%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도 갈비 세트를 중심으로 설 선물세트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 이상 늘었다.

백화점 업계에서 통상 20만 원 이하의 명절 선물은 ‘저가형 상품’으로 분류된다. 진정한 프리미엄 선물세트로 분류되는 30만 원 이상의 설 선물 역시 대부분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설 선물세트 중 최고가(6병에 2400만 원) 상품인 ‘올리비에 번스타인 2018 그랑 크뤼’는 준비된 한정 수량 세트 중 대부분이 판매되며 사실상 마감됐다.

롯데백화점이 명품 한우의 최고급 부위로만 구성한 300만 원짜리 ‘L-No.9 프레스티지 세트’(8.4㎏)와 200만 원짜리 ‘L-No.9 명품 세트’(6.5㎏)도 준비 수량의 70% 이상이 이미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1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명절 선물의 경우 개인 고객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면서 “대부분 비즈니스용 선물 등의 이유로 사전예약 판매기간 초기에 팔려나간다”고 귀띔했다.

고가 상품이 올해 설 선물 시장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객단가도 크게 올랐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예약판매·본판매 포함)을 분석한 결과 30만 원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68% 늘었다. 반면 10만 원 미만 선물세트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사회 풍속도가 많이 바뀌면서 명절 선물을 아예 주고받지 않거나, 예전보다 더 비싼 선물을 주고받으며 비대면 시대를 보내는 것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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