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경매가 유찰됨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일보에 “경매에서 유찰된다면 간송 측과 매입 협의를 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은 27일 열린 메이저 경매에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이 소유하고 있는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癸未銘金銅三尊佛立像)과 금동삼존불감(佛龕) 등 국보 2점을 출품했으나 아무도 응찰을 하지 않았다. 경매 시작가는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32억 원, 금동삼존불감 28억 원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국보가 경매에 나왔기 때문에 관심이 높았으나, 결과적으로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개인 수집가들이 간송 문화재를 매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격대가 높은 데다가 일제강점기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이 지킨 국보가 경매 시장에 나온 것에 대한 논란이 큰 탓이다.
케이옥션 측은 유찰된 것과 관련, 28일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경매 전 “불심이 깊은 독지가가 매입해서 불교 박물관 등 공공기관에 기증하거나, 재력이 뒷받침되는 문화재단 등에서 매입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나 불교중앙박물관을 운영하는 조계종 측은 “성보(聖보) 매매에 우리가 참여하면, 불교 유물을 사찰에서 사적으로 유출해서 갖고 있는 자들이 시장에 계속 내놓는 결과를 낳을 것이 우려된다”며 “내부 검토 끝에 매매에 불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를 다량 소유하고 국가에 기증도 했던 삼성문화재단 역시 “두 국보에 대한 매입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매입 의향을 밝혔던 국립중앙박물관도 이번 경매엔 응하지 않았다. 박물관에서 내부 검토를 한 결과 경매 시작 가격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가 기관에서 옥션회사에 수수료를 줘야 하는 문화재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민 관장이 밝힌 것처럼 유찰 후 직거래 협상을 하게 된 셈인데, 문제는 예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1년 유물 구입 예산(39억7000만 원)으로는 2점을 사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보 2점 중 1점만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 구성을 고려할 때, 삼국시대 불상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쪽에 무게가 더 실릴 것으로 보인다. 불교 유물을 정리하고 서화·도자기·전적류 쪽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간송 측이 어떻게 협상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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