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똑같은 공약 쏟아내 차별성 없단 지적 시대 관철하는 대형 공약 없이 즉자적 공약만 재건축 용적률 500% 상향·GTX노선 연장 등 병사 月200만원·가상자산 5000만원 비과세 전문가들 “중도로 수렴” “중위 유권자 향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로 닮은 공약을 내놓으면서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권자들이 이, 윤 후보 공약만으로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를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차별화된 4기 민주정부’와 ‘정권 재창출’이라는 각기 다른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대선이 다가올수록 유사한 공약들을 쏟아내는 모양새다. 시대를 관철하는 대형 공약이 없다 보니 유권자에게 즉자적으로 비슷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용적률 상향 등 부동산 공약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신설이라는 교통 공약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용적률·층수 규제 완화를 통해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다는 게 제 입장”이라며 최대 500%까지 용적률 상향이 가능한 4종 주거지역 신설 등을 약속했다.
윤 후보도 이달 16일 역세권 민간 재건축 용적률을 현행 300%에서 500%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역세권 첫 집’ 공약을 내놨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7일 ▲1기 GTX 노선 연장 ▲2기 GTX 3개 노선 추가 등을 골자로 한 수도권 광역 교통 공약을 발표했다.
이어 이 후보도 24일 ‘GTX 플러스(+) 프로젝트’를 내걸고 기존에 추진 중인 A·C·D 노선의 연장 및 확대와 E·F 노선 신설 등을 공약했다. 두 후보 공약은 D·E·F 등 구체적 구간에서는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수도권 30분 출퇴근’ 구상이라는 큰 틀에서는 닮은 꼴 공약인 셈이다.
이들 모두 부동산 세제를 놓고도 완화 방향을 피력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지난해 말 “비정상적 부동산 세제부터 정상화하겠다”며 ▲1주택자 세율 현 정부 수준으로 인하 ▲일정 소득 이하 1주택 장기 보유자의 경우 이연 납부 허용 등을 포함한 종합부동산세·재산세 통합을 제시했다.
아울러 거래세를 두고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세율 적용 최대 2년간 한시적 배제, 생애 최초 구입자의 경우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 단일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냈다.
이 후보는 재산세 올해 수준 유지·일시적 2주택자의 불합리한 종합소득세 완화, 생애 최초 구입자 등 무주택자·1주택자의 취득세 부담 완화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한시적 중과 유예 등을 내걸었다. 다만 그는 “거래세는 줄이고 보유세는 올린다는 것이 부동산 세제의 대원칙”이라며 기조를 달리했다.
앞서 이 후보는 유튜브에 한 영상을 올려 “윤석열 후보님 우리 오랜만에 통한 거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영상을 통해 ‘병사 월급 200만원’, ‘전기차 보조금 대상 확대(이재명)·전기차 요금 동결(윤석열)’, ‘성폭력(이재명)·성범죄(윤석열) 처벌 강화’ 등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공약을 꺼내든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 외에도 두 후보는 ▲가상자산 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 ▲부모 모두로 육아휴직 확대 등 비슷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도층 표심 공략을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표심을 얻으려다 보니 중간의, 중도 쪽으로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며 “(두 후보가) 중도로 수렴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중위 유권자를 향해 (공약이) 모이는 건 (당연하고), 양당제에서는 더 그렇다”며 “대다수를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을 서로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서로 상호 학습도 되고, 좋은 정책이 나올 수만 있다면 유권자 입장에서 안 좋게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본질적으로 철학이라든지 비전이라든지 (후보들 간) 차이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다양한 차이점을 부각시켜 유권자들이 (올바르게) 선택하도록 돕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