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차기정부와 논의 태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요청으로 4일(현지시간) 오후 북한의 최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관한 비공개회의를 연다. 안보리와 별개로 한·미·일 3국 대북 공조도 진행 중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대북 유화책 고수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의 주요 협의에서 패싱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외교장관 통화가 미·일에서 먼저 이뤄졌고, 오는 5월로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대북제재 전문가인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내정자 업무 개시 일정 등에서 보이듯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아닌 차기 정부와 대북 문제를 논의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영국, 프랑스와 함께 3일 안보리 회의를 열자고 요청했으나 하루 뒤인 4일 회의가 잡혔다. 회의 날짜가 밀린 것은 2월 안보리 의장국이자 북한과 우호적인 러시아의 결정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지난달에만 일곱 차례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안보리에서 2차례의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일본은 이에 모두 동참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2일 오전 35분간 전화통화를 통해 북한 IRBM 발사 등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해 논의했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는 하루 뒤에서야 통화가 이뤄졌다.
이러한 흐름에 미국에서 대북 유화책을 고집하는 문재인 정부를 패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이뤄진 한·미·일 3국 외교차관 유선협의 후 미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비핵화’와 ‘가시적 성과’를 위한 외교를 강조한 반면, 한국은 비핵화에 대한 언급 없이 대화와 외교만 내세웠다. 이러한 입장 차가 다음 날 한국을 제외한 미·일 외교장관 통화로 귀결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북한 새해 첫 미사일 도발 다음 날인 6일에도 블링컨 장관은 하야시 외무상과만 통화하고 규탄 입장을 내놨다. 북한 도발 때 당사국인 한국의 외교장관보다 일본 외무상과 먼저 협의하는 상황이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해상 불법 환적 단속 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적절한 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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