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 사태’ 본격대응나선 美
폴란드·獨에 2000명 투입하고
루마니아에도 1000명 보내기로
배치 대비 명령 8500명과 별개
러는 “군사긴장 고조시켜” 반발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조만간 동유럽에 미군 3000명을 추가 배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1월 말 배치 대비 명령을 내린 병력 8500명과는 별개다. 미군 추가 배치 결정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확고한 동맹 방위 메시지”라고 환영했지만,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행보”라고 강력 반발했다. 미국·나토가 서면답변을 통해 러시아의 핵심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위성사진 분석 결과 러시아 서부와 벨라루스,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러시아군 병력·장비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의 안보·안정에 대한 위협이 커지면 미국이 대응할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약속의 일환으로 루마니아, 폴란드, 독일로 추가 병력을 이동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먼저 현재 독일에 주둔 중인 신속배치군 스트라이커 부대 병력 1000명을 며칠 내에 루마니아로 재배치해 현재 900명 수준인 루마니아 내 미군을 배 이상으로 강화키로 했다. 또 82공수사단, 18공수사단 등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에 주둔한 병력 약 2000명을 역시 수일 내에 폴란드·독일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병력 배치는 국방부가 앞서 동유럽 배치 대비 명령을 내린 병력 8500명과 별개로, 커비 대변인은 “8500명은 현재 배치되지 않았지만 나토 신속대응군(NRF) 요구가 있을 경우 이동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에 주둔 중인 미 병력은 8만여 명으로, 최대 1만여 명이 추가 배치되는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미군 추가 배치 결정에 대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가 모든 동맹을 보호하고 방위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조치라도 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누구에 의해서도 정당화되지 않은 비건설적 행보이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정치적 결정 여지를 좁히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미국의 병력 추가 배치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협상 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경고한 셈이다. CNN은 이날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 서부와 벨라루스, 크림반도 등에 러시아군 병력·장비가 증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과 나토는 서면답변에서 러시아의 안보 요구를 거부하는 대신 상호 군축·신뢰구축 협상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가 입수한 12쪽 분량 기밀문서에 따르면 미국·나토는 우크라이나 등의 나토 가입을 금지해달라는 요구와 유럽 안보에 관한 양자 협의에 서명하자는 러시아 측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 대신 미·러 전략 안정 대화, 나토·러시아 협의회 등 기존 기구를 통해 군축 및 신뢰 구축 협상을 추진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 “러시아의 근본적 관심사가 무시됐다”고 불만을 표하면서도 일단 대화를 통한 해결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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