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대장동 사업에 5000만 원을 투자한 화천대유는 수익 4000억 원이란 대박을 쳤다. 민간업자의 개발이익 독점을 우려하던 담당 공무원의 목소리는 묵살됐다. 같은 시기에 두산건설, 네이버, 농협 등 6개 기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구단주이던 성남FC에 모두 160억 원의 후원금을 제공했음이 밝혀졌다. 두산건설은 성남시 분당에 소유한 병원 부지가 상업용지로 변경돼 1조 원가량의 이익을 챙기게 됐다.

최근에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되면서 변호사 시절 사무실 직원이던 배모 씨를 별정직 5급 의전비서관으로 채용하면서 7급 공무원 한 사람을 추가로 선발해 부인 전담 심부름꾼으로 활용한 사실이 폭로됐다. 배 씨는 이 후보 부인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고 7급 주무관은 음식을 배달하거나 약을 대신 타오는 등 잔심부름을 했다고 한다. 심지어 이 후보 아들이 병원에서 퇴원할 때는 그 수속과 결제도 대신했다니 집안의 집사 수준이다. 무엇이든 마음대로 해야 직성이 풀려 보이는 이 후보의 행적은 한마디로 권력의 사유화로 요약된다.

대장동 개발을 시작하려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자 퇴임시키고, 이후 대장동사업은 구속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며 진행했다. 성남FC 구단주 자리에 오른 뒤에는 갑자기 기업 민원을 해결해 주고 거액의 후원금을 끌어냈다. 도지사가 된 뒤에는 부인의 ‘몸종’ 역할을 7급 공무원에게 시키도록 만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몸종 공무원이 ‘공관병’과 달리 손목 호출기와 함께 집 안에 대기하지 않고 배 씨의 연락에 따라 움직였다는 점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지위는 국민이 위임한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수임한 권한을 본래의 취지나 법규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사익 추구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두고 권력의 사유화라고 한다. 그러한 현상은 현재의 야당이 집권하던 시절에도 있었다. 최순실 씨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권력의 사유화 문제로부터 현재의 야당도 여당과 마찬가지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사실이다. 다만, 한 가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스스로를 진보라고 자처하는 현 여당이 심각한 내로남불의 늪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보수 진영은 권력의 사유화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래서 잘못이 발각되지 않도록 숨기고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보수가 집권하던 시절에 이러한 행태를 비난하던 진보는 집권하고 나서 자신들이 하는 권력의 사유화는 정의로운 일이라고 우긴다. 검찰이 수사할 기미를 보이자 아예 검찰의 권한을 없애는 대신 경찰이 대한민국 내의 수사를 ‘독점’하도록 바꿔 버렸다. 원하던 대로 경찰은 권력에 대한 수사를 절대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진보는 검찰개혁의 완성이라고 한다.

권력의 사유화를 시전(示展)하면서 잘못을 알고 부끄러워하는 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 반면, 자신들이 하는 일은 권력의 사유화마저 정의로운 일이라고 주장하는 내로남불의 모습은 한심함을 넘어 공포를 몰고 온다. 투표를 잘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의문의 죽음이 반복되는 세상에서 살게 될 수도 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