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19∼21일 이집트 순방 당시 피라미드를 둘러봤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방문국의 문화유산을 찾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이집트 측도 당연히 희망했을 것이다. 문제는 쉬쉬한 것이다. 부적절하면 방문하지 말든지, 방문했으면 당당해야 했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행태임은 물론, 세계적 유적지 방문을 감춘 것은 이집트에 대한 모욕도 된다.

배경을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오미크론 변이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이번 아랍 3국 순방은 한가한 외유(外遊)라는 비판이 이미 정부 안팎에서 일었던데 더해, 피라미드 관광 최적기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마지막 해외 관광’ 비아냥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것이다. 청와대는 “비공개 공식 일정이라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여사는 20일 인티사르 알시시 이집트 영부인과 차담에서 “이집트는 스핑크스 피라미드 등 고대 문명 발생지로 동경하던 곳”이라고 했고, 알시시 여사는 “꼭 다시 오셔서 룩소르, 아스완을 같이 가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실제로 이집트 영부인에게도 피라미드 방문 일정을 감췄는지, 대화에 있었는데 발표에서만 쏙 뺐는지 국민은 당장 알기 힘들다. 어느 쪽이든 부도덕한 행태다.

당시엔 수행 기자단 등에는 개인 활동이 엄격히 금지될 만큼 오미크론 감염 우려가 초비상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도 김 여사의 피라미드 관광지 방문은 적절치 않다. 청와대는 수행원 중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쉬쉬했다. 게다가 정상회담 불발, K9 자주포 부실 수출 논란 등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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