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자생한의원 김하늘 대표원장
서면자생한의원 김하늘 대표원장
‘시니어 건강 재테크’

지난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내원해 치료를 받고 완쾌했던 70대 환자가 얼마 전 요통으로 재차 병원을 찾았다. 당시 그 환자는 허리 복대를 차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대를 항상 차고 다니는지 물었다. 그는 허리디스크 완치 뒤에도 복대를 차지 않으면 불안해 늘 차고 다닌다고 답했다.

진단을 해보니 예상대로 허리 근육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 다시 그 환자에게 허리에 좋은 스트레칭과 운동을 잘하고 있는지 물었다. 근력 운동보다는 주로 걷기를 한다고 그는 대답했다. 근육 강화 운동을 따로 하고 있지 않다는 뜻임을 알아차렸다.

오늘은 복대를 하지 말고 집에 가실 것을 권했다. 그 환자는 불안한 내색을 보였다. 이에 가벼운 요통이 생긴 원인이 바로 허리 복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시간의 복대 착용으로 복근과 기립근이 약해졌다고 설명하니 그제야 복대를 되도록 차지 않고 다니기로 약속했다. 단, 일상생활 중 허리에 무리가 될 만한 자세나 일을 하게 될 경우나 통증이 발생하면 착용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위 환자처럼 허리 복대를 자신의 분신처럼 차고 다니는 이들이 종종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복대는 장기적으로 허리디스크를 부르는 또 다른 원인이다. 복대가 허리 근육이 해야 할 역할을 대신해 척추 퇴행을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다. 척추 주변의 근육이 약해지면서 일정한 부하를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디스크가 다시 터지는 것이다.

허리디스크를 앓았던 적이 있는 시니어라면 더욱 허리 주변 근력 운동에 집중해야 한다. 걷기 운동 외에도 척추 기립근을 강화하는 ‘브릿지’ 자세를 추천하고 싶다. 브릿지 스트레칭은 천장을 보고 자리에 누워 두 무릎을 세운 뒤 엉덩이를 천천히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시니어들이 부상 없이 안정적으로 따라 할 수 있는 자세다.

일상생활 중 무리한 자세 등으로 요통이 찾아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복대를 착용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앞의 환자처럼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허리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고 적절한 치료에 나서도록 하자. 요통 환자의 경우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치료, 한약 처방 등이 활용된다.

한의사가 환자의 틀어진 척추와 근육 등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은 통증의 원인인 척추 불균형을 해소시켜주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이어 침치료는 뻣뻣해진 근육과 인대 등을 부드럽게 풀어줘 통증을 줄여주는 데 좋다. 마지막으로 환자 증상에 따라 처방되는 한약은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해주는 성분이 포함돼 허리디스크가 재발되는 것을 막는다.

실제 요통 환자에 대한 침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환자의 요추 수술률은 3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구 결과 60~70대 시니어의 경우 침치료를 받으면 요추 수술률이 50% 넘게 감소하며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

허리에 안정감을 주는 복대는 시니어에게 참 고마운 존재다. 그러나 복대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 복대만 찾다가 평생 보조기에 의지한 채 노년의 삶을 보낼 수 있다. 시니어들이 복대보다 챙겨야 할 것은 근육이다. 연금보다 중요한 게 ‘근육 저축’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이용권 기자
이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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