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매개로 물꼬 트기
유승민 곧 선대위 참여할 듯

경선·본선 경쟁자와 손잡고
새 정부 인적 자원 최대화
대외적으론 통합 가치 강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내 경선 경쟁자뿐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대선 경쟁자까지 끌어안는 한국판 ‘팀 오브 라이벌스’(Team of Rivals) 구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정권교체를 매개로 안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고 국민의당 인사에게 내각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홍준표 의원에 이어 유승민 전 의원도 내주 중 선거대책본부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최근 ‘미국 대선의 팀 오브 라이벌스와 2022년 한국 대선’ 보고서를 검토했다. 이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정적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발탁하고, 링컨 전 대통령이 1860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의 경쟁 상대들을 국무장관·재무장관 등으로 기용한 사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본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새 정부의 인적 풀을 최대화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통합’이라는 가치를 강조해 유권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대본 관계자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국민 통합을 유도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본은 이러한 한국판 ‘팀 오브 라이벌스’ 전략이 궁극적으로 야권 단일화의 주요 명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 안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협상 물꼬를 트기 위해 양쪽 지지층에 정권교체 이외의 설득력 있는 명분을 안겨야 한다는 고민이 담겼다. 당 관계자는 “1987년 대선에서 이른바 ‘4자 필승론’으로 각자 승리를 자신하고 출마했다가 정권교체에 실패한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는 1~2위 차가 너무 근소해 단일화를 안 하면 이길 수 없는 구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야권 단일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두고 “단일화할 거라고 본다”며 “본인의 대의와 명분을 가지고 정치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후보 경선에서 신경전을 벌였던 유 전 의원은 이르면 내주 초 선대본 상임고문 위촉을 수락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상임고문으로 선대본에 합류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날 당 정강·정책 연설자로 나서 방송에 출연하기로 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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