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근원물가 상승률 3.0%… 10년만에 최대폭
유가 90달러 돌파·환율상승… 압박요인 산적
‘4%대 상승률’배제못해…‘물가 대란’우려


올해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6% 오르면서 4개월째 3%를 넘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연속 3% 이상 상승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기록한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원화 가치 하락)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대내외적 복합 악재에 연초부터 정부의 전망이 빗나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4일 내놓은 ‘소비자물가동향’(2022년 1월)을 보면, 올해 1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이 3.0%를 기록, 2012년 1월(3.1%) 이후 10년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근원 물가 상승은 향후 물가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제유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올해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2.01달러(2.28%) 급등한 배럴당 90.27달러에 거래됐다.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브렌트유도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최근 유가는 공급 차질과 지정학적 우려에 가파른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의 급등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다.

12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도 소비자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미 달러화 등 외국 화폐를 기준으로 수입되는 물품의 원화 환산액이 많아진다. 결국,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다는 뜻이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지속해서 편성하면서 시중 유동성(돈)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도 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올해 1차 추경 규모는 14조 원인데,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35조∼50조 원 이상으로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1월까지는 물가가 3%대에 머물렀지만, 2월 이후에는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개인서비스·가공식품 가격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4%대로 올라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4%대로 올라서면 전 국민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물가 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물가가 상반기에는 상승하다가 점차 오름폭이 둔화하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대외적인 물가상승 요인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는 상당 폭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는 ‘기저 효과’(기준 시점의 통계치가 너무 낮거나 높아 큰 비교차가 발생하는 현상)가 나타나고,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되면서 물가도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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