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워인터뷰 - 남 교수가 보는 남북경제협력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과 경제 협력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름 위의 산책’과 같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결실을 얻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남 교수는 “북한은 모든 투자자의 무덤”이라며 “미국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북한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그의 바람대로 되려면 ‘체제 전환 이후’라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 경제 협력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주장하는 것이다.
남 교수의 대북 경제 협력 회의론은 경험에서 나왔다. 지난 2005∼2006년 우리나라에서 홍삼 제품이 선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때 인삼 물량을 조달하기 위해 북한 개성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인삼을 경작하는 사업 구상이 거론됐다. 당시 국내 한 기관의 고문이던 남 교수는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접촉해 공동 경작을 위한 협상에 참여했다. 1년여의 교섭을 거쳐 마침내 평양에서 최종 업무협약(MOU) 체결을 하루 앞두었던 시점, 돌연 변수가 생겼다. 남 교수는 “갑자기 북측 관계자들이 ‘유리공장 건설’이라는 새 조건을 제시하고 나섰다”며 “당시 원화로 100억 원 정도를 투자해 북한에 공장을 지어달라는 것인데 섣불리 수용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남 교수는 ‘우선 인삼 경작 사업을 성공 모델로 만든 뒤 서울에 투자를 요청해보자’는 역제안을 북측에 했지만, 북측의 입장은 생각보다 완강했다. 결국 MOU는 체결되지 않았고, 그 일을 계기로 남 교수는 상도의가 없는 북한과는 사업을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남 교수는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북한에 통신 사업을 하러 들어갔다가 결국 철수했던 사례도 대북 사업의 비현실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2008년 오라스콤은 4년간 약 5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다. 이 사업의 수익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이 문제였다. 남 교수는 “북한 돈으로 8000억 원 정도 수익이 났는데, 시장환율을 적용할 것인가 공정환율을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로 북한과 오라스콤이 대립하다 결국 오라스콤이 수익 반출도 포기하고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남 교수는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한 북한 관련 글을 2018년부터 3년에 걸쳐 한 월간지에 기고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과 경제 협력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름 위의 산책’과 같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결실을 얻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남 교수는 “북한은 모든 투자자의 무덤”이라며 “미국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북한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그의 바람대로 되려면 ‘체제 전환 이후’라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 경제 협력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주장하는 것이다.
남 교수의 대북 경제 협력 회의론은 경험에서 나왔다. 지난 2005∼2006년 우리나라에서 홍삼 제품이 선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때 인삼 물량을 조달하기 위해 북한 개성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인삼을 경작하는 사업 구상이 거론됐다. 당시 국내 한 기관의 고문이던 남 교수는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접촉해 공동 경작을 위한 협상에 참여했다. 1년여의 교섭을 거쳐 마침내 평양에서 최종 업무협약(MOU) 체결을 하루 앞두었던 시점, 돌연 변수가 생겼다. 남 교수는 “갑자기 북측 관계자들이 ‘유리공장 건설’이라는 새 조건을 제시하고 나섰다”며 “당시 원화로 100억 원 정도를 투자해 북한에 공장을 지어달라는 것인데 섣불리 수용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남 교수는 ‘우선 인삼 경작 사업을 성공 모델로 만든 뒤 서울에 투자를 요청해보자’는 역제안을 북측에 했지만, 북측의 입장은 생각보다 완강했다. 결국 MOU는 체결되지 않았고, 그 일을 계기로 남 교수는 상도의가 없는 북한과는 사업을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남 교수는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북한에 통신 사업을 하러 들어갔다가 결국 철수했던 사례도 대북 사업의 비현실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2008년 오라스콤은 4년간 약 5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다. 이 사업의 수익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이 문제였다. 남 교수는 “북한 돈으로 8000억 원 정도 수익이 났는데, 시장환율을 적용할 것인가 공정환율을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로 북한과 오라스콤이 대립하다 결국 오라스콤이 수익 반출도 포기하고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남 교수는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한 북한 관련 글을 2018년부터 3년에 걸쳐 한 월간지에 기고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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