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압도적 금빛질주”… 심판을 심판한다

9일밤 쇼트트랙 1500m 결승
“편파판정 대비책?… 비밀인데
더 깔끔한 경기력 보여줘야죠”

최민정·김아랑 등 女대표팀은
1000m예선·3000m계주 준결

베이징 = 정세영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마음을 다잡았다.

쇼트트랙에선 개최국 중국에 유리한 편파판정이 잇따라 ‘불공정 올림픽’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쇼트트랙 첫 일정이던 혼성계주가 열린 지난 5일부터 쇼트트랙에선 총 21개의 페널티가 쏟아졌다. 캐나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이탈리아가 3차례 페널티로 가장 많았고 한국, 미국, 헝가리, 네덜란드 등이 2차례. 그런데 개최국인 중국은 페널티를 단 1개만 받았다.

한국대표팀은 어이없는 판정, 실격 처리의 희생양이 돼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지난 7일 남자 1000m에선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준결승에서 실격됐다.

사기가 떨어질 법도 하건만, 대표팀은 악몽을 훌훌 털고 훈련에 전념했고 최선을 다짐했다. 9일 오후 8시부터 남자 1500m 준준결승을 시작으로 여자 1000m 예선, 여자 3000m 준결승 경기가 차례로 열린다. 메달은 남자 1500m에서만 나오며, 결승전 시작 시간은 오후 10시 20분이다.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이 남자 1500m에 출전한다. 최민정(성남시청)과 김아랑(고양시청), 이유빈(연세대)은 여자 1000m 레이스를 펼친다.

남자 1500m는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종목. 1500m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은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안현수,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이정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임효준 등 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쇼트트랙 트랙의 길이는 111.12m. 1500m는 13바퀴 반(1513.62m)을 돈다. 한국 쇼트트랙은 1500m에선 초반 뒤로 처져 체력을 비축한 뒤 레이스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와 절묘한 코너링, 파고들기로 경쟁자들을 꺾었다. 그러나 이번엔 편파판정이 판을 치고 있어 초반부터 레이스를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중국과는) 옷깃만 스쳐도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자 500m에서 우승한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가 좋은 예. 폰타나는 결승 레이스에서 초반부터 중국선수에게 앞섰고 편파판정이 끼어들 수 없었다.

남자대표팀 선수들은 “편파 판정에 두 번 당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황대헌은 8일 밤 훈련을 마친 뒤 극심한 편파 판정에 어떻게 대비할 방법이 있느냐고 묻자 “비밀”이라면서 “여기에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밝힐 순 없지만 대비책은 마련했다는 뜻. 황대헌은 “앞으로 편파 판정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려면 내가 더 깔끔한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서는 “중국선수와 같은 조인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더 완벽하게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7일 1000m 경기에서 왼손 손가락이 찢어져 11바늘을 꿰맨 박장혁은 경기 전 상태를 점검한 뒤 1500ｍ 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박진용(경기도청)과 조정명(강원도청)은 오후 9시 20분 루지 남자 2인승에 출전한다. 박진용과 조정명은 3회 연속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며 조용한 반란을 준비해왔다. 강영서(부산시체육회)와 김소희(하이원)는 오후 2시 45분부터 시작하는 알파인 여자 회전에 출격하고, 한국 노르딕복합의 선구자 박제언(평창군청)은 오후 5시에 열리는 10㎞ 노멀힐 경기에 나선다. 이채운(봉담중)과 이나윤(수리고)은 낮 12시부터 시작하는 스노보드 남녀 하프파이프 예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