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긴축 우려 계속…국내주식 투자전략

Fed 올 4~5회 금리인상 전망
이달까진 리스크 관리 철저히
추세적 반등 2분기이후 예상

코스피 지수 하락폭은 제한적
매도보다는 분할매수로 대응

고성장기술주 비중 대폭 줄이고
필수소비재·가치주 투자해볼만


미국발 긴축 우려가 계속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연일 출렁이고 있다. 뉴욕 증시는 연초부터 전반적으로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인플레이션(점진적 물가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긴축 움직임,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위기 등으로 지난 1월에만 8.9% 하락했다. 2월 들어서도 9일 현재까지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다. 1월에만 코스피가 10% 이상 급락해 시가총액 109조 원이 증발했다.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 속에서 주식, 채권, 원화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빅테크 실적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쉴 새 없이 오가는 주식시장에서 계속 버티고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잠시 발을 빼야 하는지, 또 금리 인상기에는 어떤 종목으로 갈아타야 하는지 투자자 입장에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변동성 장세… 현금 쥐고 있어야 = 오는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큰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글로벌 증시 하락의 원인은 Fed의 조기 긴축 움직임이 제공했다. 이뿐만 아니라 물가, 유가, 코로나19 확산 추이 등 각종 복합 악재 역시 3월 정도 돼야 다소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지수의 가격 조정에 따른 기술적 반등 이후 현재 투자자들로선 시장의 향방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편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의 하락률이 다른 나라 주요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의 고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복합악재에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줄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큰 편”이라며 “추세적인 반등은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선 올해 Fed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4∼5회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7회까지 내다본다.

Fed의 긴축 속도가 유례없이 빠른 만큼 증시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급락이 Fed의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통화정책 부담이 경기 불안에 가중되며 2차 하락 추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2월까진 코스피 반등 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유지해야 하며 코스피 2750선 이상에서 오히려 현금 비중 확대를 권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반등세는 중기적 하락 추세의 단기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기술주 줄이고 분할매수 나서야 = 1월 증시가 급격하게 하락했지만 경기 침체나 충격이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민반응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 이후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음에도 미국의 1월 고용지표는 호조를 기록했다”며 “이는 소득 기반의 안정적인 소비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제조업 국가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수출액 추이가 현 수준을 이어가고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도 크게 하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코스피 지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도보다는 관망, 조금 더 나아가 분할 매수가 적절한 대응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가 동의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600선까지 충분히 내려갈 수 있지만 대형 위기급이 아니기 때문에 도망치기보다는 분할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테슬라, 애플 등 고성장 기술주의 비중을 올해는 낮추고, 필수 소비재나 가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다. 대개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기술주와 성장주 가치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는 지나치게 기술주와 성장주에 치우쳐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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