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14년 함께 지낸 반려견 ‘모모’와의 약속…“하늘서 응원해준 덕분에 3등”

이번 올림픽 첫메달 안긴 김민석
시상식 끝난뒤 결국 눈시울 붉혀
“편파판정에… 꼭 메달딸것 다짐”

베이징 = 정세영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김민석(성남시청)이 반려견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ｍ에서 1분 44초 24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3위.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김민석은 “모모 덕분에 3등”이라면서 “모모가 하늘에서 ‘왈왈’ 짖으면서 응원해줬을 것”이라며 울컥했다. 모모는 김민석이 초등학생 시절부터 함께한 반려견. 김민석은 평소 SNS에 모모와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애정을 쏟았다. 14년간 김민석 곁을 지켰던 모모는 지난해 10월 하늘로 떠났다. 당시 김민석은 “네가 우리 가족 곁에 있었기에 언제나 행복할 수 있었어. 너도 행복했길 바라며 천국에서도 편히 쉬어. 다음 생에는 같이 사람으로 태어나서 평생 같이 있자”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김민석은 모모에게 메달을 약속했고, 지켰다.

김민석의 동메달은 한국선수단의 첫 메달이다. 김민석의 어깨는 무거웠다. 7일까지 한국선수단은 노메달이었다.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편파판정으로 인해 잇따라 실격당한 탓이다. 김민석은 “불상사(편파판정)가 벌어지는 것을 보고 나라도 오늘 메달을 획득해 힘이 돼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 전에는 (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 했다. 내가 경기하기 전에 쇼트트랙 일정이 있었고 내가 메달을 따도 나중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제 쇼트트랙이나 다른 종목에서도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모두 힘을 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민석은 오는 13일 팀추월과 18일 1000m에서 메달 추가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