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국내 네티즌 “월권행위”
민주당도 “中 신중하게 접근을”
서경덕 “진정성 있는 행동해야”
文, 황대헌에 축전 보내 “쾌거”
中대사관도 축하 메시지 전해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에 중국 정부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반중 정서를 선동하고 있다”는 적반하장격 입장을 내면서 내정간섭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편파 판정에 희생당했던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 선수가 전날(9일) 15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축전을 보내 “1000m의 억울함을 한방에 날려 보낸 쾌거”라고 치켜세웠다.
10일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 입장문에 따르면, 중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판정 관련 한국의 항의 움직임에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반중 정서까지 선동하고 중국 네티즌들의 반격을 불렀다”고 했다. 대변인은 “한국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올림픽에 흑막이 있다’고 억측을 하고, ‘중국 당국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함부로 말하는 태도에 대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도 했다. 이를 놓고 대사관이 편파 판정을 한국의 반중 정서 탓으로 돌리며 주재국 여론을 비판하는 월권을 저질렀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중국 대사관 성명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국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권도 (국민과) 같이 호흡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편파 판정을) 규탄하는 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중국 대사관에서 입장을 낸 건 과도하다는 여론이 있고, 중국이 조금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이날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벌어졌던 한복 논란과 관련, 주한 중국 대사에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온라인 상에도 ‘#노차이나’ ‘#보이콧차이나’ 등 해시태그와 함께 중국을 비판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황 선수의 금메달 획득 소식에 축전을 보내 “압도적인 실력으로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며 “1000m의 억울함을 한방에 날려 보낸 쾌거”라고 극찬했다. ‘억울함’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것을 두고 문 대통령 또한 편파 판정 논란에 공감을 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편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날 황 선수의 우승과 관련해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싱하이밍(邢海明) 대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사관 대변인은 “황 선수의 활약에 대해 중국 국민도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중·한 양국 국민의 참된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입장문을 두고 한국민의 반중 감정이 악화되자 수습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유진·윤명진·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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