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선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前 홍익대 교수

首都의 안전성과 경쟁력 중요
국가 흥망성쇠에 결정적 영향
안보 확고해야 자산시장 안정

도시엔 경쟁과 불평등 있지만
일자리와 양질의 주거를 제공
박원순 ‘도시의 농촌화’ 잘못


2021년 유엔 인구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74%가 도시(48%)와 마을(26%)에 살고, 26%만이 농촌에 거주하며,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88%에 이른다. 도시화율과 경제성장은 연계돼 왔으며, 국가 흥망성쇠와 자산시장 부침에도 그 나라 수도(首都)의 힘이 작용한다. 수도의 안전성이 경쟁력의 선행 조건이다.

‘도시의 승리’를 쓴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도시가 인간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극찬했지만, 도시는 불평등을 먹고 자라며 적군의 주공격 대상이다. 그렇다고 도시화를 막을 순 없다. 도시의 미덕은 효율성과 희망으로 상징되는 융복합과 양질의 일자리다. 도시의 농촌화를 지향했던 박원순 때와 오세훈의 서울은 180도 달라졌다는 평이 많다. 서울시민과 공무원은 그대로인 채 사령탑이 교체됐을 뿐이다. 대한민국도 정권이 교체되면 나라가 바뀔까?

언제부터인가 ‘위대한 도시’(알렉산더 가빈) 재창조의 뒷심이 된 신자유주의 비판이, 정의이며 공정이라는 인식이 스며들었다. 이 비판이 대도시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라 하더라도, 민간자본 도입과 거버넌스 구조인 작은 정부의 수많은 장점을 배척하게 함으로써 지구촌 극빈 완화와 도시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제3의 길’(앤서니 기든스) ‘불평등의 재검토’(아마르티아 센) ‘신(新)자본론’(토마 피케티) ‘포스트 자본주의 새로운 시작’(폴 메이슨) ‘공동체주의’(마이클 샌델) 등 수많은 연구도, 그 핵심인 ‘부자증세 약자분배’ 주장 외에는 불평등 통제가 가능한 실질적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자유민주주의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여러 갈래이나, 모두 정치적 수사에 머물러 있다.

인간은 선악보다는 생존 본능적 호모 사피엔스다. 돈에 도덕성을 입히고 경제에 민주주의를 덧칠하려는 모든 행동은 공정한 법치주의가 아닌 주술적 감성주의에서 비롯한다.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았지만, 여야를 불문하고 거시적 대안보다 근시적 득표 게임이다. 이번에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국가 경영체제를 선택하는 투표라고 하면서도, 유권자의 이념 추구나, 후보자의 국정철학도 안 다루고 있어 대선 이후를 걱정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새해 벽두,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멸공’ ‘7차례 미사일’만큼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언행은 없는데, 대중은 벌써 잊어버린 듯하다. 외환위기 때 여러 지자체의 요청으로 해외투자 유치를 다녀 보니, 모 그룹 회장의 말처럼 대한민국 디스카운트(투자 위험도)는 ‘외환보다는 안보’였다. 만에 하나, 국가안보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시장 안정화 대책도 무용지물이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선제공격뿐이라 했고, 여권은 평화 타령이다. 주요국 합의 없는 종전선언이야말로 자산시장의 대혼란을 가져올 것이 불 보듯 뻔한데도 말이다.

고대로부터 천도(遷都)의 가장 큰 목적은 군사적 이유였다. 우리에게 최근의 사례가 세종시 천도론이다. 북한의 미사일이 속도와 파괴력 면에서 엄청난 위력을 갖는다고 알려진 만큼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긴다 해도 사정권에 든다. ‘세계적 안보 패권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우리나라는 안보 사각지대가 됐다’며 걱정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시점이다. 지난 대선 때까지는 세계 경찰국가 미국이 든든한 우방으로 지켜 줬지만, 도널드 트럼프 이후 미국은 자국 중심 외교로 변해, 한국 자산시장이 후순위로 밀리고 증시는 추락하는 중이다.

각종 규제 강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로 자산시장 위험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대책은 서민 금리 인상뿐인가! 경영 실패에는 ‘텍사스 명사수의 오류’(데이비드 맥레이니)라는 심리가 내재한다. 과거의 특정한 유사 패턴 편향이 잘못된 추론을 이끈다는 우화다. 한·미·일 안보 동맹 체인에서 벗어난 중립적·국지적 공약은 사후약방문이 될까 우려된다.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원하는 유권자의 표는 국가 경영체제를 선택하게 되므로, 어떤 후보가 작은 정부 및 민·관 협력을 통해 위대한 도시 속에 양질의 주거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고 지킬지가 결정된다. 세계적 위기에도 철저한 국가안보는 시장 안정과 국력 회복, 그리고 자유와 희망의 울타리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