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위험 민간부채 GDP의 40%
부동산 과열 ‘자산 양극화’ 심화
정부 재정건전성 관리 기준없어
연금개혁 없인 2050년대 ‘고갈’
경제학자들이 공식 학술대회를 통해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이들은 자산 양극화 등으로 성장 동력이 상실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심성 돈풀기 정책·공약 남발이 경제위기로 이끌고 있다고 짚었다. 공통적으로 민간·정부부채 급증, 부동산 시장 과열,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가계·정부 빚 위기=10일 한국국제경제학회가 배포한 ‘2022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전체회의 발표문에서 함준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잠재적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민간 부채 규모는 전체 민간 부채 대비 약 20%,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40%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함 교수는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와 통화·금융 부문의 정책과제’ 주제의 강연에서 특히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을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주요국 대비 빠르게 상승해 금융 부문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GDP 대비 120%까지 증가했다”며 “금융 불안정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 = 김인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에 따른 위험성을 짚었다. 김 교수는 “GDP 대비 국민순자산 비율,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자가주거비의 급등 현상이 나타난다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고 진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GDP 대비 국민순자산 비율이 2017년 말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7.8에서 유지되다가 2020년 말 9.2로 급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산 양극화 심화를 의미할 뿐 아니라 내 집 마련 기회를 놓친 중산층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재정 위기 심화=경제학자들은 이에 따라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관리할 체계적인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민연금을 개혁하지 않으면 지금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연금을 납입하고 혜택은 받지 못하는 세대로 남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 교수는 “지금은 국민연금 수입이 지출보다 커서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관리재정수지 적자보다 적지만 2050년대 후반에 들어가면 연금 고갈이 예상되고 이를 막기 위해 연금 개혁도 필요한 실정”이라며 “정부는 아직도 통합재정수지 수치를 내세우면서 재정에 커다란 여유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2025년까지 재정수지 적자를 GDP의 4.7%에서 유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재정수지 적자 축소 계획을 세우고 있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과 차이가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같은 학술대회 주제 발표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우리에게 단기적으로는 기회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국가들이 장기적으로 공급망 재편에 따른 무한 경쟁에 돌입해 현재 비교우위에 있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 유지에 도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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