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박인지(여·30), 문건우(36) 부부

남편을 만난 건 스무 살 때인 2012년, 소개팅에서였어요. 친구가 소개팅에 못 나가게 됐다며 제게 대타로 나가달라고 부탁했는데요. 전 소개팅 경험이 한 번도 없었어요. 너무 어색해 남편을 앞에 두고 휴대전화만 쳐다봤어요. 남편도 저와 마찬가지로 대타로 나온 소개팅이었대요. 휴대전화만 보는 저를 보고 매너가 좀 없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네요. 가까스로 대화가 이어져 나가기 시작하면서 저희가 같은 동네 출신이란 걸 알게 됐어요. 공통점이 생기니 어색함도 확 줄었죠.

밥을 먹으러 간 뒤엔 노래방까지 갔어요. 그리고 거기서 반했습니다. 남편이 노래를 너무 잘 부르더라고요. 남편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카페로 자리를 옮겼어요. 남편은 거기서 제게 반했다고 합니다. 헤어질 때 남편이 “한번 만나보자”고 말했어요. 부산 서면 복판에서 그렇게 저희의 연애가 시작됐습니다. 그때 이 남자와 10년이나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죠.

장수 연애의 비결은 싸워도 24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꼭 화해한 거였어요. 싸우고 나서 서로 “우리 화해는 정말 잘하는 것 같아”라고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꼭 화해했습니다. 괜히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보다 화끈하게 싸우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전 심리적으로 그렇게 강하지 않은 편인데요. 연애 내내 호수처럼 잔잔한 남편이 잘 이해해주고 사랑해줘서 잘 만날 수 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남편은 반대로 제게서 큰 위안을 받았다고 해요. 남들보다 취업이 늦어 자책하곤 했는데, 그럴 때도 제가 한결같이 사랑해준 게 너무 고맙대요.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만나 같이 성장한 덕분에 서로가 없다는 걸 상상할 수가 없는 사이가 됐네요. 그렇게 만난 지 9년째 되는 해에 결혼했습니다.

“오빠, 앞으로 생길 2세를 위해 더 사랑하고 열심히 살자.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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