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결제한 제품도 일방 취소
약국은 “도매상도 물량 없다며
주문 안돼 언제 입고될지 몰라”
‘11만 원, 3만 원, 6만 원… 진단키트 구해라.’
국내 방역시스템이 ‘셀프 방역’으로 전환되면서 신속항원검사(RAT)를 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의 품귀현상이 연일 심화하고 있다. 정부는 자가진단키트 수급 부족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자 오는 13일부터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자가진단키트 최고 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대책 시행을 앞두고 가격이 더 급등하는 등 2년 전 발생했던 ‘마스크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문화일보 취재 등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폭리 수준의 가격에 진단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쿠팡에 입점한 A 업체는 SD바이오센서 진단키트 2회분을 11만1230원에 판매 중이다. 쿠팡의 B 업체는 지난달 24일 SD바이오센서 진단키트 1회분 판매 가격(3770원) 대비 8.2배 인상한 3만1200원에 내놓고 있었다. 티몬의 C 업체는 같은 제품 2회분을 6만9900원에 팔고 있다. 네이버쇼핑 가격비교 검색 결과 진단키트 1회분 최저가는 지난달 중순 3000원대에서 이날 1만 원 후반대로 6배가량 높이 형성됐다. SD바이오센서 진단키트 2회분을 1만 원 초반대에 판매했던 업체들은 모두 품절 상태다.
주문 후 일방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옥션에서 진단키트를 구매하려던 한 고객은 “제품 구매 결제를 마치고 배송 중이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바람에 제품을 받지 못했다”고 글을 남겼다. 상황이 이러자 일부 쇼핑몰에서는 4월 말 발송예정으로 상품 예약 판매까지 진행하고 있다.
진단키트 판매가 가능한 약국과 편의점에서도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서울 강남구와 수원 권선구 일대 약국과 편의점을 돌아다닌 결과 진단키트를 구입할 수 없었다. 강남구 삼성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준혁(40) 약사는 “지난 7일 SD바이오센서 진단키트 180통이 들어왔는데 다 나갔고 이후로 입고가 안 됐다”며 “도매상에도 진단키트 물건이 없다고 해서 주문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편의점 직원은 “진단키트 재고가 3개였는데 방금 다 나갔다”며 “주문은 넣어놨는데, 언제 들어올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권선구의 다른 약국도 진단키트가 모두 품절됐다. 50대 약사 김모 씨는 “설 연휴가 끝난 뒤부터 진단키트 자체가 아예 들어오지 않고 있어 당장 구매하기는 어렵다”며 “진단키트를 찾는 손님만 하루에 50명이 넘는데 언제 입고가 될지 기약이 없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진단키트 시장 안정화를 위해 13일부터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오프라인 약국과 편의점에서만 판매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또 최고판매가격제를 도입하고, 1회 구입 수량도 제한하는 등의 유통구조 안정화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21일부터는 어린이집·유치원·노인시설 등에는 진단키트를 무상배포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역시 시도교육청과의 협의를 거쳐 무상공급하기로 했다.
김보름·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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