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원자력 모험 다시 시작”
6기 신설에 68조원 투입 전망
노후원전수명도 40→50년 연장
佛 외에도 유럽국가 다수 회귀
오는 4월 프랑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원자로 6기를 새로 짓고, 8기 추가 건설을 목표로 연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프랑스는 2050년까지 최대 14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할 방침이다.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 지정학적 에너지 불안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취지다. 같은 이유로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의 상당수 국가도 원전 회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탈(脫)원전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는 정반대 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0일 원자력 발전 시설이 있는 북동부 벨포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프랑스의 거대한 원자력 모험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천명했다. 새로운 원전 공사는 2028년 시작하고 2035년 첫 번째 원전을 가동한다는 게 마크롱 대통령이 잡은 목표다. 신규 원전 6기를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500억 유로(약 68조4000억 원)로 추산된다.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은 안전이 보장된다는 전제 아래 노후 원전 수명을 기존 4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프랑스는 현재 56기의 원전을 가동 중이며 전력의 약 70%를 원자력에서 수급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는 본격적인 원전 회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선 지난해 10월 마크롱 대통령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등 원전 연구에 10억 유로(1조370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같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들은 2018년 노후 원자로 10여 기를 폐쇄하고 2035년까지 원전 발전 비율을 50%까지 낮추겠다는 기존 공언을 뒤집는 것으로 평가된다. FT는 “(러시아의 공급 감소로 인해) 치솟는 가스 가격으로부터 국내 에너지 시장을 보호하고 원자력 발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원전 회귀는 프랑스만의 일이 아니다. 같은 이유로 유럽 내 많은 국가가 원전 회귀를 선언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원전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지속가능한 녹색 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로 분류하는 규정안을 확정·발의한 바 있다. 녹색 분류체계는 녹색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친환경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을 구분하는 정책 기준으로, EU가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공인했다는 의미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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