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선 충전’ 전기차시대 성큼…각국 표준기술 선점 경쟁
아파트·마트 등 주차장이나
도로 정지선에 충전 기능 설치
불편 해소·탄소저감 효과 기대
제네시스, 강남 등 3곳에 설치
GV60 대상 서비스 시범사업
“무선충전 방식,인덕션과 비슷”
美, 내년 디트로이트 도심에
1.6㎞ 무선전기충전도로 구축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용량과 충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가 다른 데다, 아직 충전 인프라 보급이 활발히 돼 있지 않아 큰 용량의 배터리와 충전 시간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기차 충전소 수가 적고, 충전소를 찾는다 해도 무거운 케이블을 움직여 어댑터 방향에 맞춰 충전구와 연결해야 해 불편함이 큰 것도 사실이다. 충전도 주유하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아파트나 대형마트 등의 주차장에 주차하거나 도로 정지선에 신호대기로 정차할 때, 심지어는 도로를 주행하면서도 충전이 가능한 ‘무선충전’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기업과 국가들은 무선충전 기술 연구·개발(R&D)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상용화로 이어질 경우 전기차 이용의 최대 단점인 충전 불편 해소와 더불어 탄소저감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브랜드는 최근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열고, 무선 충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무선 충전 기술은 바닥에 설치된 충전 패드 위에 차량을 주차하는 것만으로도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기술이다. 충전 성능은 11㎾로 GV60 기준(77.4kwh) 완전 충전까지는 약 8시간이 걸린다. 이는 현재 제네시스 전기차 고객에게 공급 중인 유선 홈 충전기와 유사한 속도다.
무선 충전 시스템은 인프라 시스템과 차량 시스템으로 구분되는데 인프라 시스템은 기존 유선 충전기의 스탠드에 해당하는 컨버터와 충전건에 해당하는 자성체 패드로 이뤄져 있다. 컨버터를 통해 자성체 패드에 전력이 도달하면 인프라 시스템의 자성체 패드와 차량 하단부의 자성체 패드가 공진하면서 전력이 전달된다. 이렇게 전달된 전력은 차량 시스템의 컨버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선 충전 방식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인덕션레인지의 무선 충전 시스템과 비슷한 원리”라며 “무선 충전 기술이 자율 주차 기술과 융합하면 주차장 입구에서 탑승자가 내린 후 차량이 스스로 주차하고 충전까지 편리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무선 충전기를 제네시스 강남과 수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전기차 충전소에 설치하고 무선 충전 기능을 추가한 시범 사업용 GV60 70여 대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인 시승과 무선 충전 체험도 가능하다. 제네시스는 다양한 제휴처와의 협력을 통해 75개의 무선 충전기를 확대 설치, 2023년까지 무선 충전 사업 실효성 검증과 운영 체계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도 전기차 무선 충전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무선 도로 충전 시스템이 시범 도입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 기술기업 ‘일렉트레온(Electreon)’은 2023년까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도심에 최대 1.6㎞ 길이의 무선 전기충전도로를 구축, 시험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시간 주정부는 이번 프로젝트에 약 190만 달러(약 23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포드와 DTE 에너지, 디트로이트 시정부 등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일렉트레온 측은 “일반 승용차부터 버스, 대형트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기차에 대한 무선 충전이 가능한 공공 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렉트레온은 지난해 12월부터 이탈리아에서 이 기술을 시험하고 있으며 독일과 스웨덴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하고 있다.
각국에서는 전기차 무선 충전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R&D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무선 충전에 사용되는 주파수나 충전 용량이 다르면 개발 제품에 대한 국가별 호환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다수 특허를 선점하고 11㎾ 표준안 채택을 위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는 11㎾ 전력의 전기차 무선 충전기술 표준을 도입한 바 있다. 일본은 11㎾ 이하 저전력 충전과 관련한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에 대한 국제표준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은 카이스트 등 학계를 중심으로 2020년 7월 50㎾ 이상 고출력 무선충전 국제표준안 제안에 나서는 등 11㎾ 이상 고출력 관련 기술 표준 선점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에서는 22㎾ 이상을 고전력으로 보며 이는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 등 상용차에도 적용 가능하다”면서 “국내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 채택을 위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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