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푸틴 전화담판 빈손
美 국방부도 “시간 부족하다”
유럽, 러 하이브리드戰 예상
폴란드는 ‘난민위기’ 대비도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D-데이로 오는 16일을 상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방 국가들에선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며 재차 전운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전통적 무력 공격에 사이버 공격 등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일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제2의 ‘난민 위기’가 벌어질 경우까지 대비하고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나기 전 이번 주 중으로,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 공격이 언제라도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병력을 증강하고 훈련을 벌인 방식을 보면 침공이 머지않았다는 점이 분명하다”며 “우리는 외교적 해결책을 지속해서 모색해 나갈 준비가 돼 있지만, 러시아가 (공격을) 감행한다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단결해 결단력 있게 대응할 준비도 돼 있다”고 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시간적 요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미국인은 당장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한다”며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또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북·동·남쪽 국경에 집결해 있는 러시아 병력 규모의 공식 추정치를 10만 명 이상에서 13만 명 이상으로 업데이트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해 이탈리아·스웨덴·덴마크·이스라엘·일본 등이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한 상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14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방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가 매우, 매우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면서 러시아 침공 시 유럽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즉각적인 대응 및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벤 월러스 국방장관은 휴가를 떠났다가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이날 조기 복귀했다. 지난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회담했던 월러스 장관은 현 사태를 제2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했던, 대표적인 외교 실패 사례인 뮌헨 협정에 비유하면서 “러시아의 침략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군사적 대응과 대러시아 제재뿐 아니라 정치·경제 및 인도적 차원의 파급효과를 대비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의 알라르 카리스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하이브리드 전술을 사용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에스토니아는 이미 러시아로부터 하루 150건의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의 마리우스 카민스키 내무장관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대규모 난민이 유입될 가능성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내무부는 최대 100만 명의 이민자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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