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성남FC의 시절의 박종환 감독.  뉴시스
K리그 성남FC의 시절의 박종환 감독. 뉴시스
한국 축구의 1983년 멕시코 세계 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박종환(86) 전 감독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해졌다.

박 감독은 13일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지인에게 전 재산 사기를 당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지인에게 여러 번 사기를 당하고 금융문제에 휘말려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심각한 좌절에 빠졌다”며 “친한 친구, 선배 7∼8명에게 돈을 빌려줬다. 몇천만 원이 아니고 있는 걸 다 줬다. 한 푼도 못 받고 다 줬는데 얼굴도 못 보는 신세가 됐다. 믿고 기다렸다. 누가 보면 화려할 거 같지만 정말 비참하게 살았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각급 대표팀과 프로축구 무대에서 연이어 성공을 거둔 지도자다. 한국여자축구연맹 초대 회장과 대구FC, 성남FC의 창단 감독을 지냈고,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등이 제자다.

3년 전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던 박 감독은 현재 한 여성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부인과는 6년 전 사별했고, 자녀는 모두 출가했다. 박 감독은 이 여성을 만나기 전까지 지방을 전전하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 박 감독은 “노령 연금 30만 원과 아들이 주는 용돈 30만 원이 전부”라며 “자존심이 세 신세 지는 것도 싫어한다. 축구 후배들이 후원금을 모아줬지만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어려운 경제 여건 외에도 기억력 감퇴와 이명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주변의 걱정이 큰 상황이다. 박 감독의 병세를 살핀 뇌신경센터 전문의는 “뇌에 이상은 없다. 어지럼증은 뇌에서 오는 것보다 심리적인 원인이 커 보인다”며 우울증을 우려했다. 이에 박종환 감독은 “의리와 정 때문에 사는 사람인데. 그게 무너질 때는 상상할 수도 없이 힘들다”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배신감이나 섭섭한 게 아무것도 아닌 거 같은데도 ‘왜 나한테 그래? 나라면 그렇게 안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드니 어지럼증도 있다. 우울증은 내가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갑작스럽게 와서 나도 깜짝 놀란다”고 털어놨다.

오해원 기자
오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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