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가마 몰락…거의 전멸수준
“작품 꺼낸 후 가마 진빠진 모습
늘 애정 갖고 돌봐주고 고쳐야”
“도자 작품은 옥션 등에서 현대 미술 작품보다 상대적으로 값싸게 매겨집니다. 영리 목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바람에 작품 가치가 떨어진 것이지요.”
한도현 장인이 씁쓸한 어조로 토로한 것처럼 도자 작품의 예술 가치는 미술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지 않다. 대중 사이에서 생활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생활도자기 산업이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면서 장작가마를 사용하는 전통 방식으로 작품을 빚어내는 장인들이 사라진 탓이다.
도자기 산업이 성행한 1970∼1990년대엔 경기 이천, 광주, 여주 등에서 전통 가마를 쓰는 도예 공장이 많았다. 그러나 이후 대형 도자기업체가 양산 체제를 갖추면서 전통 도예 공장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후반부터는 장작가마가 하나둘씩 문을 닫아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 장인은 “우리 고유의 제작 비법이 사라질까 봐 두렵다”며 “내가 백자, 청자, 계영배, 다기 등을 전통 방식으로 100여 종이나 만들어온 것은 그 두려움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전통 도예 장인들이 귀하게 여기는 장작가마는 승염식(昇焰式), 도염식(倒焰式), 오름가마(登窯) 등으로 나뉜다. 승염식은 가마에 들어간 불길이 천장 부분에 설치된 굴뚝으로 나오는 가마인데 내부 온도가 균일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도염식은 가마에 들어간 불길이 벽을 따라 천장까지 올라갔다가 돌아서 하강해 가마 밑에 있는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나온다. 오름가마는 산이나 구릉 경사를 이용하며 장방형의 도염식 가마를 밑에서부터 여러 개 연결시킨 모양이다. 구조는 복잡하지만 열효율이 높다. 우리나라 전통 가마는 대부분 오름 형태를 지니고 있다. 한 장인이 지난 1990년부터 만들어 쓰고 있는 것도 이 오름이다. 그는 “장작가마에 한 번 불을 때고 작품을 꺼내면 가마가 마치 나처럼 진이 빠져 있는 모습”이라며 “늘 애정을 갖고 돌봐주고 고쳐야 한다”며 웃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작품 꺼낸 후 가마 진빠진 모습
늘 애정 갖고 돌봐주고 고쳐야”
“도자 작품은 옥션 등에서 현대 미술 작품보다 상대적으로 값싸게 매겨집니다. 영리 목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바람에 작품 가치가 떨어진 것이지요.”
한도현 장인이 씁쓸한 어조로 토로한 것처럼 도자 작품의 예술 가치는 미술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지 않다. 대중 사이에서 생활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생활도자기 산업이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면서 장작가마를 사용하는 전통 방식으로 작품을 빚어내는 장인들이 사라진 탓이다.
도자기 산업이 성행한 1970∼1990년대엔 경기 이천, 광주, 여주 등에서 전통 가마를 쓰는 도예 공장이 많았다. 그러나 이후 대형 도자기업체가 양산 체제를 갖추면서 전통 도예 공장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후반부터는 장작가마가 하나둘씩 문을 닫아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 장인은 “우리 고유의 제작 비법이 사라질까 봐 두렵다”며 “내가 백자, 청자, 계영배, 다기 등을 전통 방식으로 100여 종이나 만들어온 것은 그 두려움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전통 도예 장인들이 귀하게 여기는 장작가마는 승염식(昇焰式), 도염식(倒焰式), 오름가마(登窯) 등으로 나뉜다. 승염식은 가마에 들어간 불길이 천장 부분에 설치된 굴뚝으로 나오는 가마인데 내부 온도가 균일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도염식은 가마에 들어간 불길이 벽을 따라 천장까지 올라갔다가 돌아서 하강해 가마 밑에 있는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나온다. 오름가마는 산이나 구릉 경사를 이용하며 장방형의 도염식 가마를 밑에서부터 여러 개 연결시킨 모양이다. 구조는 복잡하지만 열효율이 높다. 우리나라 전통 가마는 대부분 오름 형태를 지니고 있다. 한 장인이 지난 1990년부터 만들어 쓰고 있는 것도 이 오름이다. 그는 “장작가마에 한 번 불을 때고 작품을 꺼내면 가마가 마치 나처럼 진이 빠져 있는 모습”이라며 “늘 애정을 갖고 돌봐주고 고쳐야 한다”며 웃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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