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정치부 차장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서울 종로 등 5곳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다시 뽑는 재·보궐선거가 열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당의 귀책사유로 재·보선을 치르는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에 무공천 했고, 국민의힘 역시 대구 중·남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대선 표심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책임정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양당의 무공천 결정은 빛이 바랬다.

김영종 전 종로구청장은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해 10월 말 구청장직을 사임해 이번 종로 보선에 출마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는 14일 출마선언문에서 “우리 종로를 꼭 지켜내겠다. 그것이 정권 재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저의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년 당원’이라고도 하며 여당과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강조했다. 국민의힘 상황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곽상도 의원은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에 연루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고, 국민의힘은 대구 중·남 공천을 포기했다. 하지만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도태우 변호사, 임병헌 전 대구 남구청장, 주성영 전 국회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후보로 등록했다.

양당은 탈당자가 당선되더라도 복당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민주당 사무총장은 “김 전 구청장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복당을 영구히 금지한다”고 했고, 권영세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달 김재원 최고위원이 탈당 후 출마 계획을 밝히자 “복당은 없다”며 이를 막았다. 두 당의 곤혹스러운 입장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개별 정치인이 탈당 후 출마하겠다고 결정하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경우라면 법률에 따라 무소속 출마를 할 수 없지만, 공천 자체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는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최선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언(公言)에도 불구하고, 뒷맛은 씁쓸하다. 정치권에서 말을 뒤집는 건 ‘여반장(如反掌)’이기에 ‘복당 불허’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동안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사례는 비일비재했고 복당 불허 원칙은 쉽게 허물어졌다. 대다수가 추후 상황 논리에 따라 슬며시 출신 당으로 돌아왔다. 공천 불복자 처리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며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국민의힘에서는 21대 국회 들어 재산 등 논란이 발생한 의원들이 탈당한 후 여론의 관심이 낮아지면 다시 복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이 지난 11일 출마 의사를 밝힌 후 오현주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종로 무공천을 확약했지만 결국 무늬만 무공천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비단 민주당만이 아니라 두 당 모두를 향하고 있는 국민의 의문이기도 하다. 양당의 약속이 공언(空言)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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