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11월 1475억 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시에 8만5950㎡ 크기의 복합 제조·물류센터 ‘스마트 워크 센터(SWC·Smart Work Center)’를 완공했다. 스마트 워크 센터 신설로 생산 속도가 5배 이상 빨라진 것은 물론, 고객 맞춤형 설계·생산까지 한 번에 가능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11월 1475억 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시에 8만5950㎡ 크기의 복합 제조·물류센터 ‘스마트 워크 센터(SWC·Smart Work Center)’를 완공했다. 스마트 워크 센터 신설로 생산 속도가 5배 이상 빨라진 것은 물론, 고객 맞춤형 설계·생산까지 한 번에 가능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 위드코로나, 기업이 다시 뛴다 - (16) 현대백화점그룹

할인 등 앞세운 출혈경쟁 대신 계열사별 전문성 강화에 중점 작년 영업익 1400억 최대 실적 디지털 조직 확대 젊은 인재 배치 VR적용‘프리미엄 쇼룸’서비스 메타버스 활용 온·오프 연결 검토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고가 명품과 해외 패션을 중심으로 백화점의 역대급 실적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백화점 부문 이외에도 숨은 무기가 또 있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전문몰 전략을 앞세워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조용한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새로운 수를 찾는 노력이 쌓일 때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새로운 소비 주체의 변화된 요구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생기고, 이를 실천하는 가운데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강조한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새로운 수’는 온라인 부문에서 마침내 결실을 봤다. 국내 ‘빅3’ 유통그룹 중 온라인부문에서 이익을 내는 건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기존 더현대닷컴, 온라인면세점(이상 백화점), 현대H몰(홈쇼핑), 더한섬닷컴, H패션몰(이상 한섬), 리바트몰 등까지 합친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난해 온라인 거래액은 4조50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1400억 원으로 거래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룹 온라인 매출은 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부문 강화에 나선다. 전문 쇼호스트를 늘리고 플랫폼별 방송 횟수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부문 강화에 나선다. 전문 쇼호스트를 늘리고 플랫폼별 방송 횟수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영업이익 흑자 비결은 ‘전문몰’ 전략 =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거나 할인 경쟁 등 압도적 시장 지배자가 되기 위해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다른 유통업체와는 달리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별 온라인몰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차별화된 온라인 사업 전략을 택했다. 이미 한섬·리바트·그린푸드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반면,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 같은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 수천억 원의 적자를 각오하고 뛰어든 이커머스 기업과 정면승부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하나의 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벌였던 경쟁사들과는 달리 정 회장의 지휘 아래 그룹 각 계열사 특성에 맞는 전문몰 전략을 추진하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자사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 ‘프리미엄 쇼룸’ 서비스를 공개했다.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백화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직접 쇼핑하는 것 같은 현실감 있는 매장 진열과 최신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현재 명품, 프리미엄 리빙, 영캐주얼 등 다양한 상품군의 50개 브랜드가 프리미엄 쇼룸으로 제공된다. 특히 발망, 오프화이트, 알렉산더 맥퀸 등 20여 개 해외패션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고 매장 직원과 상담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리빙 브랜드의 경우, 프리미엄 쇼룸 내에서 직접 사이즈를 재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계열사별 전문성·온라인 사업 =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에도 사이트별 전문성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조직개편을 통해 전담 조직도 꾸렸다. 연초 인사 개편을 통해 기존 3개로 분산돼 있던 디지털 관련 조직을 통합해 ‘디지털사업본부’를 출범시키고 젊은 인재들 중심으로 100여 명을 전진 배치했다. 미래 플랫폼으로 각광받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사업본부 내에 ‘메타버스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4개 부서로 운영되던 영업 조직을 7개 부서로 확대하고 직접 기획한 브랜드를 SNS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미디어커머스 사업을 위한 사내독립기업 조직 C.I.C(Company In Company)를 구성한다.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온라인 전담 조직 규모를 30% 이상 늘렸고 현대리바트는 온라인 개발팀 명칭을 ‘리빙상품기획팀’으로 바꾸고 상품개발 인력을 두 배가량 늘렸다. 한섬은 경기 이천에 약 500억 원을 투자해 구축하고 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이르면 1분기 안에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11월 1475억 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시 소재에 8만5950㎡(연면적) 규모의 물류센터인 ‘스마트 워크 센터(SWC·Smart Work Center)’를 신설했다. 스마트 워크 센터 신설로 생산 속도는 5배 빨라지고 고객 맞춤형 설계·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올해에도 계열사별로 온라인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이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롯데, 포스코, 한화, 이마트, CJ, 카카오, 네이버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