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동 경제부 부장

유력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15일)부터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위기 극복 총사령관, 세계 5대 강국(G5)을 만드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주 52시간제 개선 등 경제 공약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표(票)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대선 후보들과 그들에게 조언하는 경제 참모들이 진짜 경제 대통령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

진짜 경제 대통령이 되려면 선거를 앞두고 잠깐 표만 얻으려고 공약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성장의 과실을 일자리와 분배를 통해 나눌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 유력 대선 후보들의 경제 공약은 자기모순도 많고, 지속 불가능한 것이 수두룩해 보인다.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는 이 후보의 공약부터 살펴보자. 이 후보는 14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내놓은, 민간기업 임원의 임금 상한선을 정하자는 ‘살찐 고양이 법’에 대해 “결국 ‘삼성전자 몰락법’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대대적 투자를 통한 산업전환 지원 및 혁신 촉진, 규제 개혁 등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곳에서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를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고, 주 52시간을 넘어 주 4.5일 근무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경제인들을 만나서 얘기한 것과 정반대로 보이는 공약이 너무 많아 무엇이 진짜 공약인지 알기 어렵다. 윤 후보에게도 충돌하는 공약이 많다. 예컨대 그는 14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주 52시간제 개선을 공약했지만,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기업 환경 개선을 주장하면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찬성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공약 간 충돌은 다른 후보보다 덜한 편이지만,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해 확보하겠다는 150조 원 특별회계의 재원 마련 방안이 추상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진짜 경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을 확충하기 위한 ‘액션 플랜’(실행 계획)을 내놔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안도 동시에 밝혀야 한다. 하늘 아래 제일 쉬운 것이 ‘돈(재정·국민 세금) 써서 뭘 하겠다’는 것이다. 돈을 안 쓰거나, 최소한으로 쓰면서 한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분배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사람이 ‘진짜 실력자’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일자리와 저(低)소득층 소득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정공법이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 인위적으로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려는 편법을 썼다. 결과는 사상 최악의 참혹한 실패로 끝났다. 국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면 눈앞의 표만 얻으려고 아무 공약이나 내놓는 가짜 경제 대통령이 아니라 진짜 경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에서처럼 최악의 상황이 재연되는 것만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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