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합니다 -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에게
2015년 1월 28일 너를 처음 만났던 날. 엄마 배 속이 좋은지 예정일이 한참 지나도 나오지 않고 껌딱지처럼 붙어 있던 널 만나기 위해 엄마는 동네 뒷산에 올랐다. 산이라도 타면 네가 깜짝 놀라 ‘밖으로 얼른 나가야지’ 하고 나올 줄 알았어. 그러고도 5일이 더 지나고 나서야 만난 너. 엄마 배 속이 그리도 좋았니? 기다림 속에 찾아온 너와의 첫 만남은 조금 고통스러웠지만, 그보다 더 찬란했고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철없던 엄마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것 같아. 밤낮이 바뀌어 하얗게 날밤을 새울 때는 어린 너에게 원망스러운 말도 해보고, 또 이유식을 잘 먹지 않는 널 보며 속상해하고 헛된 욕심을 부리기도 했다. 이런 실수투성이 엄마 곁에서 너는 너의 이름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줬구나.
만지면 부서질 것 같던 작은 아기가 처음 뒤집기 한 날, 무릎으로 기더니 엉덩이로 쓱 앉던 날, 까까머리에 하얀 얼굴을 하고 아장아장 첫걸음 떼던 날. 그때의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너와 함께한 7년은 때때마다 네가 주는 소소한 기쁨이 끊이지 않는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달까. 엄마의 손을 잠깐 떠나 어린이집에 갈 때는 고작 한두 시간인데, 안절부절못하며 ‘우리 아들 잘 지낼 수 있게 지켜달라’고 눈물로 기도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너를 키운 것은 엄마, 아빠지만 동시에 네가 엄마, 아빠를 성장하게 해준 것 같아.
몇 년 후 어린 너에게 동생이란 존재가 태어났어. 병원에서 퇴원해 동생을 안고 네 앞에 처음 선 날 엄마의 걱정과는 달리 그 짧은 팔을 벌려 엄마와 동생을 안아준 너였지. 그때 엄마는 아직 어린 너의 팔에 동생을 안겨준다는 게 조금은 미안했던 것 같아.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너의 팔은 엄마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넓었던 것 같구나. 그때는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이제는 해주고 싶구나. ‘동생을 사랑으로 받아들여 주고, 혼자만 받던 사랑을 나눠줘서 정말 대견하고 고마웠다’고 말이야.
너와 함께한 시간이 이렇게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 벌써 네가 초등학교에 간다고 하니 지난 7년이란 시간이 참 짧게 느껴지는구나. 부족한 엄마, 아빠를 만나 연약한 마음 다친 적도 많았을 텐데, 조건 없이 엄마, 아빠를 사랑해줘서 정말 고맙다. 엄마, 아빠가 준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줘서 정말 고맙다 아들아.
시작이라는 것은 언제나 설레지만 두려운 일이기도 하지. 엄마도 너와 같은 마음이란다. 멋진 초등학생이 돼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로 성장해 나가자. 이때까지 해온 것처럼 엄마, 아빠도 너의 두 손을 꼭 잡고 함께할게. 사랑한다 아들아.
금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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