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극초음속·탄도미사일 도발을 벌였던 북한이 미국의 ‘레드라인’을 우회할 수 있는 위성 개발로 도발의 방향을 바꿨다. 미국·중국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가 양분된 상황을 이용해 위성 개발을 핑계로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8일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 주도로 전날 정찰위성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며 “정찰위성 개발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시험이 된다”고 밝혔다. 통상 발사 장면을 공개하는 미사일 시험발사 때와 달리 이번에는 발사체에 탑재한 카메라로 찍은 한반도 사진을 공개했다. 국제사회에 미사일이 아닌 위성 개발을 강조하려는 조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ICBM에 활용할 수 있는 발사체 개발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대치 국면을 벌이고 있어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내세울 경우 유엔에서 논의가 될지는 미지수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중·러가 위성을 ICBM 활용 기술로 적용하는 것을 해석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2016년 2월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4호’를 장거리 로켓에 탑재해 발사한 바 있어 발사체 기술은 상당 부분 확보했다. 이번에는 국방과학원이 위성의 촬영·자료전송체계·자세조종장치 개발에도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인 정찰위성 보유와 ICBM 성능 개량 등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이루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위성 개발을 빌미로 도발에 나설 경우 중·러와 대치 중인 조 바이든 행정부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한국 또한 외교·안보적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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