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유로 태어나/ 어디서부터 왔는지/ 오랜 시간을 돌아와/ 널 만나게 됐어/ 의도치 않은 사고와/ 우연했던 먼지 덩어린/ 별의 조각이 되어서/ 여기 온 거겠지/ 던질수록 커지는 질문에 대답해야 해/ 돌아갈 수 있다 해도/ 사랑해 버린 모든 건/ 이 별에 살아 숨을 쉬어/ 난 떠날 수 없어’. 발라드·록·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싱어송라이터 윤하(34·본명 고윤하)가 작사해 부른 ‘별의 조각’ 시작 부분이다. ‘우주 속의 지구에서 만난 소중한 존재’를 일깨우는 노래로, ‘낮은 바람의 속삭임/ 초록빛 노랫소리와/ 너를 닮은 사람들과/ 이 별이 마음에 들어’ 하고 끝난다. 시심(詩心) 가득하고 철학적 사유(思惟)도 깊어, 범상치 않은 윤하가 4년 만의 새 정규 앨범으로 지난해 11월 발표한 제6집 ‘End Theory’ 타이틀 곡이다. 작곡은 권순일이 했다.
그가 작사만 하거나, 작곡도 한 그 앨범의 11곡 모두 그렇다. ‘하나의 달’은 ‘구름이 걷힌 자리로 비추는 불빛/ 하나의 달과 그림잔/ 시작점부터 함께였지/ 이젠/ 어둠 속에 헤매게 돼도/ 깊은 밤에 찾아온다 해도/ 새벽빛에 사라진다 해도/ 여기’ 하고 시작한다. 2004년 일본에서, 2006년 한국에서 데뷔한 그는 음색이 맑다. MBC 라디오 방송의 심야 음악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 DJ로 3년 가까이 활동하기도 했다. 작곡가 김형석은 “가수를 지망하는 여성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윤하를 공부하라’는 것이다. 발성·호흡·음정 등 모든 것이 최고인 보컬이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기다리다’ ‘그 거리’ ‘오르트 구름’ ‘혜성’ ‘비밀번호 486’ ‘먹구름’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빗소리’ ‘느린 우체통’ 등 애절하거나 따뜻하고, 더러는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이끄는 히트곡을 많이 남겨 온 윤하는 ‘윤하 자체가 장르’라는 말까지 듣는다. 대표적 자작곡 중의 하나인 ‘느린 우체통’ 일부는 이렇다. ‘이런 마음을 너에게 전할 땐/ 무슨 말이 좋을까/ 마음이 도착할 내년 오늘엔/ 꼭 웃을 일이 많았으면 해/ 여전히 그때도 가장 가까이/ 너의 곁에 있는 게/ 나였으면 좋겠어’. 오늘이 2월 마지막 날이다. ‘느린 우체통’을 들으며, 여기 이 땅에서 살아 숨 쉬는 ‘우리’ 모두가 내년뿐 아니라 올해 봄부터도 웃을 일이 많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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