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보훈처 발급 유족증 없는,광복회 자체 발급 회원 97명” 해명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횡령 혐의로 불명예 자진 사퇴한 데 이어, 이번에는 보훈번호가 명기된 회원증과 보훈번호가 없는 회원증 등 2종류가 광복회장 명의로 발급돼온 것으로 드러나 ‘광복회원증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는 실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사)한국광복회기념사업회(회장 이형진), 광복회 개혁모임(대표 이문형), 광복회 정상화추진본부(대표 이완석) 등에 따르면 국가유공자 유족임을 표시하는 ‘보훈번호’가 없는 ‘광복회원증’을 소지한 ‘가짜’ 혐의의 준회원 등에 해당하는 광복회원 일부가 정회원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광복회원은 보훈처에 대해 실태조사와 함께 회원등록제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김 전 회장 사퇴 후 집행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광복회 초유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 자격 등을 둘러싸고 광복회원증을 공개한 것이 발단이 됐다.
보훈처는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독립유공자예우법)’ 제4조 제2호에 의해 독립유공자 본인 또는 유족에게 유족이 합의한 1인에게만 수권자(授權者)임을 증명하는 ‘독립유공자 유족증’을 발급하고 있다.
독립유공자에게는 국가유공자예우법에 따라 국가보훈처장 명의의 ‘그린(Green) 카드’라 불리는 ‘독립유공자 유족증’이 주어진다. 현재 1만7300여 명의 독립유공자 포상자 중에서 직계 후손 8300여 명만이 ‘독립유공자 유족증’을 소지하고 있다.
문제는 광복회장이 자체 발급한 회원 중에도 그린 카드와 같은 양식의 회원증을 보훈번호 기록과 함께 발급한 것과 광복회장 인장이 찍혔으나 ‘보훈번호’가 없는 ‘국가유공자단체법’에 의해 제공됐다는 회원증이 드러나면서 ‘가짜 광복회원’ 논란이 제기됐다. 일부 광복회원은 “보훈번호가 없으면 가짜 회원증으로 위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보훈처 등에 해명을 요구했다.
광복회는 보훈처가 발급한 ‘독립유공자 유족증’과 보훈번호가 명기된 광복회원증 또는 국가유공자 단체법 및 광복회 정관에 따라 보훈번호가 기재되지 않고 발급된 광복회원증(현재 97명)을 소지해야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다. 정관 제2장 7조1항에 따라 정회원이 아닌 준회원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에 발견된 가짜 회원증에는 독립유공자에게 부여된 보훈번호가 없어 누구의 유족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광복회원들에 의하면 가짜 회원증을 갖고 유족임을 확인할 수 없는 가짜 회원들이 유족을 사칭해 광복회 내부 일에 관여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훈처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보훈처에서 발급하는 독립유공자 유족증은 보훈처가 보상·예우의 대상으로 관리함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단체회원증(국가유공자단체법·정관)은 광복회 자체에서 회원에게 발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보훈처가 발행한 유족증이 없어도 광복회 정관에 따라 회원 절차를 밟아 등록이 가능하다”며 “독립유공자 유족증이 없는 독립유공자 후손 중 단체법과 광복회 정관에 따라 광복회로부터 회원증을 받은 후손이 97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립유공자 유족임을 입증할 보훈번호 없이 단체에서 발급하는 회원증이 부실 관리돼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회장은 “앞으로 회원등록제를 실시해 광복회 각 지회·지부가 보훈번호에 의한 회원 명부를 작성해 중앙에 통보하는 등 체계적 회원 관리로 가짜 또는 자격 미달자의 회원 기망 행위를 차단하고 광복회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태를 차단해야 한다”며 “독립유공자 계보를 대대손손 관리해 후대에 남기도록 하기 위해 보훈처의 실태 조사 및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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