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특별회의에서 의원들이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특별회의에서 의원들이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 글로벌업체·문화계 제재 동참

애플·GM 등 사업중단 잇따라
금융기관, 결제차단·자산매각
예술계·영화계도 러 관련 제재
러시아 내부선 ‘반전여론’ 확산
“전쟁 중단하라” 푸틴에 서한도


전 세계 주요 국가들뿐 아니라 민간기업은 물론 문화계까지 ‘러시아 보이콧’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국제사회의 군사적 대응이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를 국제적 ‘왕따’로 만들어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 내부의 반전 여론 형성에도 기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에서의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제한하고, 앱 장터인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매체인 RT뉴스, 스푸트니크뉴스를 내려받지 못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세계 1·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는 러시아 항구에서의 모든 해운 서비스를 잠정 중단키로 했으며 러시아에서 연간 1만2000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볼보와 GM도 러시아로 수출을 중단했다. 포드 역시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영업을 중단한다.

석유 기업 엑슨모빌은 러시아 유전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며 항공사 보잉도 러시아 항공사 항공기에 대한 부품, 유지보수, 기술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금융기관들도 러시아 압박에 나서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러시아 금융기관들과의 결제망을 차단했고 비자도 대러시아 제재 명단에 오른 기관과 개인들을 결제망에서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러시아 최대은행 스베르방크의 유럽 지사를 폐쇄한다고 이날 밝혔다. 막대한 자산을 운용하는 연기금도 러시아 자산 매각에 나섰다. 피오나 마 미국 캘리포니아 재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 최대 캘리포니아 연기금의 러시아 자산 매각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네덜란드 국부펀드는 러시아 자산 매각을 발표한 바 있다.

문화계의 보이콧은 예술계에서 차지하는 러시아의 국제적 명성에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푸틴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알려진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 거장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를 이날 해고했다. ‘지휘대 위의 차르(황제)’로 불리는 게르기예프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영국 런던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 출신으로, 2015년부터 뮌헨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로 활동해왔다. 러시아 영화 산업도 타격이 예상된다. 영화사인 월트디즈니와 소니픽처스는 러시아 극장에서 신작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관을 가리지 않는 러시아 보이콧 제재로 러시아 지도부 내에서 반전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여러 지도층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 러시아 재벌이 자신의 신문 1면을 통해 “러시아 시민으로서 러시아인이 우크라이나 형제자매를 죽이는 일을 중단할 것을 간청합니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푸틴 대통령에게 썼다고 보도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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