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신원 증명해주면 허용
폴란드 입국 사실상 프리패스
타국적 입국 시도 증가하며
非백인 남성 탑승거부 사례도
러시아의 침공 이후 6일간 37만7400명의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입국한 폴란드의 동부 국경 도시 프셰미실에선 인도·나이지리아·조지아 등 우크라이나 외 국적을 가진 이들이 수십 명 목격됐다. 1일 프셰미실 중앙역 앞에서 만난 폴란드인 자원봉사자 아레크(28)는 “우크라이나 대도시에서 유학 중이던 아프리카나 이슬람 국가 출신 외국인이 대거 피란을 오고 있다”고 했다. 폴란드 잡지 크리티카 폴리티츠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엔 약 8만 명(2019년 기준)의 유색 인종 유학생이 거주하고 있으며, 전체 외국인 수는 4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여타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우크라이나가 외국인 입국에 덜 까다로운 조건을 두고 있던 것이 그 이유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출국자들을 대상으로 검문을 엄격하게 하는 탓에 폴란드에선 입국 규제가 상당히 완화된 상태다. 아레크는 “국경수비대가 관련 절차를 최저 단계로 간소화했다”면서 “폴란드에서 이미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지인이 신원을 증명해줄 수 있으면 입국을 허용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실제로 “5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키예프에서부터 걸어왔다”고 말한 인도인 가제트(22)는 “(신원 증명 관련) 서류를 모두 잃어버렸지만, 국경을 통과할 때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극우 민족주의 정당인 법과정의당(PiS)이 집권한 이후로 폴란드는 정치적으로 우파적 성격이 짙어져 왔다. 최근 들어 “유색 인종에 대한 배타적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현지인들의 증언도 나온다. 이런 탓에 기차역 곳곳에서 무료 운송 수단을 제공하겠다며 나선 이들이 비(非)백인 남성은 탑승을 거부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크리티카 폴리티츠나는 외국인 유학생이 다수 입경하고 있는 데 대해 “학생 비자는 위조가 쉽다”면서 “악용할 수 있는 위험은 언제든 있다”고 짚었다. 이날 유엔난민기구(UNHCR)는 “현재까지 6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주변국으로 유입됐으며, 우크라이나 내에선 1200만 명이 보호가 필요한 상태”라면서 이번 사태가 “금세기 유럽 최대의 난민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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