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회복·원화가치 상승 효과
원화로 4024만원 7.0% 늘어
한은 “수년내 4만불 진입 기대”
실질 GNI는 3.5% 성장 그쳐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5000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전 세계적인 경제회복과 전반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 환율 하락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민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GNI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4.0%)보다 낮은 3.5% 성장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1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5168달러로, 2020년(3만1881달러)보다 10.3% 증가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4024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7.0% 늘었다. 1인당 GNI는 국민의 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연간 명목 국민총소득을 추계인구(매년 7월 1일 기준)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 3만1734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어선 후,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증가했다가 2019년 3만2204달러, 2020년 3만1881달러로 2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해 1인당 GNI 증가는 경제성장률과 GDP 디플레이터, 환율효과 등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4.0%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소비와 수출, 전년도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성장률 증가에 크게 작용했다. 특히 지난해 정부소비 증가율은 5.5%로,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소비가 크게 늘었던 2019년(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민간소비 증가율(3.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수출도 9.9% 증가하면서 성장률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2020년(-0.9%) 역성장에 대한 기저효과와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세도 4.0% 성장률 달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속보치(1.1%)보다 높은 1.2%를 기록했는데 설비투자 부문이 하향 조정된 대신, 정부소비와 수출 지표가 속보치보다 상향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정부 부문의 성장기여도도 속보치(0.7%포인트)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원화 강세(환율 하락) 효과도 봤다. 한은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0%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지금의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1인당 GNI 4만 달러 달성이 수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1인당 GNI는 1994년에 1만 달러를 달성한 후 2005년 2만 달러, 2017년 3만 달러를 돌파했다.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오는 2028년 1인당 GNI가 4만936달러로, 4만 달러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실질 GNI가 실질 GDP 성장률에 못 미치는 3.5% 성장에 그친 이유로는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인당 GNI가 3만5000달러를 넘은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면서도 “공급망 차질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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