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당시 대학생으로 1년 반 동안 유럽 여행 중이던 저(소리)는 이탈리아 토스카나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잠깐 홈스테이를 하게 됐습니다. 당시 숙소가 기차역에서 좀 떨어져 있어 집주인 아들이 저를 데리러 나왔는데, 그게 바로 남편이었습니다. 제가 영어가 서툴러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진 못했지만, 남편 가족의 따뜻함 덕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여행 중독’에 빠진 저는 2년 후 또 긴 여행을 준비했는데, 마침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남편과 연락을 다시 하면서 자전거 여행을 함께 계획하게 됩니다. 전 일본으로 날아갔고 그때부터 ‘썸’이 시작됐습니다. 2017년 10월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12개국을 함께 여행하면서 저희는 자연스럽게 연인이 됐습니다. 함께 땀 흘리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크고 작은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차곡차곡 사랑과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여행 도중 경비 마련을 위해 뉴질랜드에서 잠시 워킹홀리데이를 한 적이 있는데, 남편의 경우 일자리를 얻기 힘들어 빈손으로 들어오는 날이 많았어요. 남편은 막막하고 지칠 법도 한데 포기하지 않고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일을 나갔습니다. 그의 성실하고 긍정적인 마인드, 건강한 에너지에 ‘이런 사람이라면 결혼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남편은 여행 내내 자신을 믿고 따라준 저를 보면서 ‘이런 여자는 또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남편을 믿고 이탈리아로 갔지만, 여행이 아닌 일상으로 다른 나라에서 산다는 건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았어요. 적응을 못 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남편의 부재는 저를 더 외롭고 공허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려움을 겪더라도 남편 곁이어야 한다는 걸 깊이 깨닫고, 이탈리아에서 결혼했습니다.
저에게 꿈같은 여행을 선물한 남편. 이젠 인생이란 긴 여행의 동반자가 돼 영원히 함께 걸어가려고 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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