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모든 희생자 위해
수익금 전액 기부” 밝혔지만
영국 정치권 등 싸늘한 눈총
2253억원 인수 뒤 명문 도약
“너무 높게 내놔 매각 힘들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절친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사진)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구단 첼시를 19년 만에 매각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아브라모비치를 EPL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푸틴과 그의 추종자, 러시아를 향한 스포츠계의 압박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는 한국시간으로 3일 하원에서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와 부패활동 때문에 영국 내무부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인물”이라며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주에 아브라모비치가 제재대상이 된다고 밝혔다가 이후 정정했는데 왜 제재 대상에 포함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싸늘한 눈총을 받고 있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이날 “첼시 매각이 구단과 팬, 직원, 후원사, 파트너들에게 가장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매각 수익금 전액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모든 희생자를 위한 자선재단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약 15억 파운드(약 2조4000억 원)로 알려진 대여금을 구단으로부터 돌려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지난 주말에 첼시의 관리를 구단 재단에 넘긴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주초에는 우크라이나 협조 요청에 따라 러시아와의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러시아 국회인 국가두마(하원) 의원, 추코트카 주지사 등을 지냈으며 순자산이 133억 달러(1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 매각, 자선재단 설립을 밝힌 건 영국 정부, 정치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이며 영국을 떠나기 위해 재산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는 물론, 영국 내 모든 부동산 처분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노동당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의원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자산동결 등 제재가 두려워 영국 내 자산을 급히 처분하려고 한다”면서 “정부가 너무 느리게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2003년 첼시를 1억4000만 파운드(2253억 원)에 인수했고, 19년 동안 15억 파운드를 첼시에 대출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첼시는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 첼시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19년간 21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첼시의 가치는 19년 동안 21배 이상 치솟았고 현재 30억 파운드(약 4조8268억 원)로 평가받는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스위스 부호 한스요르그 위스를 포함해 4명에게 첼시 매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위스 매체에 따르면 위스는 “아브라모비치가 (매각) 가격을 너무 높게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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