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세계 전기차 시장은 본격적인 무한경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 폭스바겐·GM·토요타·벤츠·아우디 등 글로벌 업체들이 올해 100종이 넘는 새 모델을 쏟아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롤스로이스·벤틀리·페라리 등 초일류 차들까지 전기차 전환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해 한국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처음으로 10만 대를 넘었다. 중국·미국·독일·프랑스·영국·노르웨이와 함께 ‘10만 클럽’ 국가다. 전기차는 총 23만1000대로 늘었다. 테슬라와 현대·기아차가 양분해온 국내 시장에 벤츠·아우디·BMW 등 독일 3사와 볼보 등이 본격 도전할 태세다.

이런 판에 환경부는 올해 국고 보조금을 줄였다. 1대당 최고 800만 원이던 것을 700만 원으로, 보조금 100%를 주는 차값 상한선은 600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각각 내렸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별도로 주는 지원금도 줄었다. 환경부는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하지만, 미국·일본·독일 등이 보조금을 늘리는 것과는 정반대다.

더구나 중국을 필두로 미국·일본까지 한국과 배터리 경쟁이다. 특히 중국은 배터리값을 절반으로 낮춰 시장을 장악하겠다고 호언한다. 한국 배터리는 중국의 리튬 등 필수 소재 독점에 발목이 잡혀 고전 중이다. 세계 원자재 가격 자체가 크게 올라 올해 배터리값은 급등이 불가피하다. 배터리값이 40%나 차지하는 전기차 가격에 인상 압력이 커질 게 뻔하다.

최근 자동차연구원은 국가 보조금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이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지역별로 최대 650만 원이나 차이 나는 지방 보조금조차 방치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전기차 탄소 배출량이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보조금 때문에 이사 가라는 말이냐’는 등 불만이 쏟아진다. 중국은 자국산 전기차를 대놓고 차별 우대하면서까지 시장을 장악하려 든다. 문 정부는 전기차가 미래 동력이라면서 자원 개발·확보는 외면한 채 지원 확대는커녕 보조금 축소·가격 부담 전가 등 역주행이다. 선심성 예산은 펑펑 쓰면서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는 아직도 태부족이다. 소비자들은 예약하고도 긴 줄을 서며 1년까지 대기해야 해 보조금이 소진될까 봐 전전긍긍한다. 자칫 중국만 좋은 일 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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