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전 대선 정국 새 변곡점

미래지향·개혁 ‘통합정부’ 제시
이탈한 중도·부동표 회귀 주목
투표지 인쇄 끝나 사퇴 안내문

與 지지층 결집 역효과 전망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일 야권단일화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양상이었던 대선 정국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됐다.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두고 타결된 단일화가 정권교체 지지층을 결집하고, 단일화 결렬에 실망해 이탈했던 중도·부동층 표심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람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두 사람이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며 그 구체적인 방향으로 △미래정부 △개혁정부 △실용정부 △방역정부 △통합정부를 제시했다. 이들은 또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며 “협치와 협업의 원칙하에 국민께 약속드린 국정 파트너와 함께 국정운영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선거 직후 인수위원회 및 공동 정부 구성, 양당 합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선언문은 안 후보가 회동 직후 초안을 작성해 윤 후보에게 전달했으며, 윤 후보가 “수정할 내용이 없다”고 답해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장에서도 안 후보가 줄곧 마이크를 잡고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윤 후보는 “저 윤석열은 안 후보 뜻을 받아 반드시 승리해 함께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고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사퇴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야권은 두 후보 간 단일화 합의로 야권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야권단일화 결렬로 실망했던 중도층을 투표장으로 다시 끌어모아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갈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 선대본부의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자체적으로 윤 후보 지지율이 3~4%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상승세를 꺾고 윤 후보가 다시 확실한 우위로 올라설 동력을 확보해 선거판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이 후보 쪽에서 올랐던 중도층 지지율, 윤 후보 쪽에서 빠졌던 중도층 지지율이 원래대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된 데다 안 후보 지지층이 분산되면서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5일 사전투표에 쓰이는 투표용지에는 안 후보 기표란에 ‘사퇴’라는 표기가 들어가지만, 대선 당일 사용될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가 끝나 투표소에 사퇴했다는 안내문만 붙는다.

안 후보 지지층 중 민주당에 우호적인 유권자들이 이 후보에게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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