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민간 플랫폼 퇴출”
업계 “스타트업 노하우 가로채기”


대한변호사협회가 자체 법률 플랫폼을 이달부터 정식 운영하면서 변호사 업계에서 민간 법률 서비스인 ‘로톡’과의 공공·민간 간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변협은 법률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공공 성격을 기반으로 민간 플랫폼을 퇴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로톡은 “변협이 민간 영역의 경험과 노하우를 베끼는 꼴”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달 말부터 온라인 변호사정보센터 ‘나의 변호사’ 홈페이지를 정식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월 한 달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법률 플랫폼은 변호사 개인 정보 및 형사·민사 등 분야별 강점을 알려 사건 의뢰인의 상황에 맞게 변호사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변협은 이날부터 3만1000여 명의 회원들에게 가입 독려 메시지를 전달해 1만 명 규모의 변호사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변협이 플랫폼 시장에 뛰어든 데는 역설적으로 민간 플랫폼에 변호사 업계가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황귀빈 서울변회 공보이사는 “민간 영역은 투자자 이윤에 따라 플랫폼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어 공공적 성격을 띤 법률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변협은 지난해 5월에는 로톡이 불법 변호사 알선·중개 행위를 한다고 고발하며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해서도 징계를 추진한 바 있다.

2014년부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로톡은 공식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변협이 민간 영역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로 채는 꼴”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로톡은 변호사에게 일정 비용을 받고 플랫폼에 변호사 정보를 노출시켜 주는 광고 행위를 하고 있다. 특히 수임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변호사들이 소비자에게 광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플랫폼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회원 변호사가 1901명이었고 같은 해 월 평균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100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변협의 징계 추진 이후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에게 변호사 정보를 자세히 제공하고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법률 시장에서도 플랫폼 확대와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됐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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